▲자유, 평등, 신뢰 비전 탑명랑 운동회의 마무리는 행복사회의 키워드인 '자유', '평등', '신뢰'의 비전 풍선탑을 쌓는 것이었다.
꿈틀리 인생학교
오연호 대표는 ''행복사회를 만들기 위해 나는 무엇을 할 것인가?'란 질문이 <우리도 행복할 수 있을까>의 핵심이라고 말했다. 오 대표는 참가자들에게 "여러분 모두 사람책"이라고 말했다. 참가자들이 하나의 책처럼 배울 점과 이야기가 풍부하다는 의미이다.
각자 '사람책'이 되어 이야기를 나누는 도중에 참가자들이 가장 관심을 표한 주제는 '교육'이었다. 참가자 중 13명이 학생이었고, 어른들의 주요 관심사 또한 자녀 교육이었기 때문이다. 교사도 세 명이 있었다. 서인천고등학교 국어교사 유정열(56, 남)씨는 <우리도 행복할 수 있을까>를 읽고 학교에서 실천하고 있는 일을 소개했다. 그는 "성적 잘 받은 아이를 더 이상 공개적으로 칭찬하지 않는다"라면서 "우리 사회에선 성적이 아이들에게 큰 압박을 주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11년째 대안학교에서 교육을 받고 있는 백두대간(18, 남)군은 '교육 전문가'다운 모습으로 어른들을 놀라게 했다. 그는 "어른들이 아이들에게 하고 싶은 걸 강요해선 안 된다"라며 "학생에게 여유를 줘야 흥미와 적성을 찾을 수 있고, 그래야 행복하다"고 설명했다. 백군의 모습을 본 이문희씨는 "내 아이도 이런 교육을 시킬 것"이라고 화답했다.
스태프로 참여한 정승관(62, 남) 전 풀무학교 교장도 토론의 불씨를 키우는 데 한몫했다. 그는 38년간 풀무학교에서의 대안 교육 경험을 털어놓아 참가자들의 공감을 샀다. 그는 "덴마크의 열쇠 수리공이 자부심을 가질 수 있는 건 함께 살아가는 경험이 있기 때문"이라며 "더불어 살아가는 경험을 갖게 하는 교육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짝에 대한 칭찬을 연발했던 선명신양은 고등학교 선생인 유정열씨에게 상담을 요청하기도 했다. 자신은 공부가 아닌 좋아하는 일을 하고 싶은데 주위 환경이 자꾸 공부하도록 만든다는 내용이었다. 유정열씨는 "이 친구의 고민을 내가 어떻게 해줘야 할지 걱정"이라며 "우리 교육이 하고 싶은 일을 못하게 하는 상황이 안타깝다"라고 토로했다. 교육에 대한 이들의 토론은 늦은 새벽까지 이어졌다.
옆을 볼 자유를 만끽하다35년간 공무원으로 살아온 이세정씨는 정년 퇴임을 앞두고 고민이 많다고 한다. 그는 "여태까지 성과와 승진만을 위해 일했다"라면서 "퇴임까지 남은 2년 반 동안은 주변을 돌아보며 살 것"이라고 다짐했다. 고등학교 자퇴를 고민 중인 신나무(17, 남)군은 "꿈틀리 인생학교에서 만난 내 고민을 해결해 준 형님, 누님, 똑똑한 동생들 사랑한다"고 고마움을 표시했다.
선명신양은 "9년 동안 학교에서 배운 것보다 더 큰 간접 경험을 했다"라며 "오늘이 올해 중 가장 행복한 날"이라고 밝혔다.
오연호 대표는 참가자들에게 "우리의 '옆을 볼 자유'는 앞으로 더 잘 달려가기 위한 하나의 과정"이라며 "여기 참석하지 못한 사람들에게도 이 가치를 전해달라"고 당부했다. 이에 참가자들은 "캠프가 짧다"고 입을 모았다. 아쉬운 마음에 헤어지지 못하는 이들은 "캠프 이후에도 온라인과 오프라인에서 만남을 지속하자"며 서로를 다독였다.
꿈틀리 인생학교는 참가 소감을 '함께 시'를 쓰는 것으로 마무리했다. 조원들끼리 한 행씩 시를 덧붙여 이어 쓰는 것이다. 김슬기씨는 동료가 쓴 시의 구절을 읽으며 울먹였다.
"우리는 만났다. 그리고 공감했다. 어디서도 경험할 수 없는 각별한 추억이었다. 이제 우리는 꿈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