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커 장군 묘비 닦는 김무성 미국을 방문 중인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가 26일(현지시간) 워싱턴 D.C 알링턴 국립묘지에서 6·25전쟁 영웅인 워커 장군의 묘비를 닦아주고 있다. 오른쪽 부터 강석호, 김영우, 김학용, 이군현, 장윤석, 김무성, 심윤조 의원.
연합뉴스
미국을 방문한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의 돌발 행동도 못지않다. 지나치게 미국에 편향된 시선을 드러냈기 때문이다.
김 대표는 지난 27일 미 워싱턴DC에서 한국 특파원들과 한 간담회에서 "미국은 유일한, 대체불가능한, 독보적인 동맹이라는 점을 잊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그는 "우리에게는 역시 중국보다는 미국이다, 유일한 동맹국인 미국에서 (중국과 가까워지는 한국을) 의구심을 갖고 보는 시각이 있다"라며 이같이 말했다. (관련 기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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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대표는 같은 날 오후 우드로윌슨센터에서 한 연설에서도 "한국과 미국과의 관계는 전면적인 관계이고, 한중관계는 분야별 일부의 관계"라고 말했다. 지난 29일 미 국무부에서 대니얼 러셀 동아시아·태평양 담당 차관보를 만나서는 "한국과 중국과의 경제 관계가 커지고 있으나 이는 한국과 미국의 굳건한 동맹에 기초한 교류"라고 강조했다.
차기 여권 대선주자 1위에 꼽히는 집권여당 대표가 중국과의 관계보다 미국과의 관계가 더 중요하다고 '공개적'으로 강조한 셈이다.
무엇보다 "국제정치에서 영원한 적도, 친구도 없다"는 오래된 격언마저 무시한 김 대표의 '양자택일' 화법은 박 대통령이 취임 후 쌓아왔던 '공든 탑'을 무너뜨릴 공산이 크다.
박 대통령은 당선인 시절 미국보다 먼저 중국에 김 대표를 단장으로 하는 특사를 파견했다. 또 '친박 실세'인 권영세 전 새누리당 의원을 주중 대사로 임명하면서 한중관계 진전에 신경썼다. 권영세 전 대사 후임으로는 김장수 전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을 임명했다. 중국 정부 입장에서는 "박 대통령이 가장 신임하는 인물, 그리고 실세 인사를 파견했다"라고 해석할 수 있는 대목이다.
미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인 사드(THAAD)의 한반도 배치 문제가 불거졌을 때도 마찬가지였다. 미국이 중국을 감시하고 포위하는 수단으로 사용될 수 있는 문제기 때문에 정부의 입장은 신중했다. 유승민 전 원내대표 등 여당 일각에서는 사드 배치를 공론화하기 위해 애썼지만 청와대는 "요청이 없었기 때문에 협의도 없었고 결정된 것도 없다"는 '3NO' 원칙을 유지했다.
야당부터 김 대표를 강도 높게 질타하고 있다. 최재천 새정치민주연합 정책위의장은 이날 정책조정회의에서 "김 대표는 외교를 자신의 정치 목적에 활용하고 있다, 잠재적 대권후보로서 안보 이미지를 부각하기 위해 계산된 돌출 발언과 행동을 했다"라며 "속내를 드러내지 말아야 한다는 외교 원칙을 철저히 망각했다"라고 비판했다.
같은 당 유은혜 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김 대표의 행보를 '마이너스 외교'로 칭했다. 그는 "동북아를 둘러싼 민감한 외교적 사안이 산적해 있고, 그에 따라 우리는 미국과 중국 사이에서 어느 때보다 균형을 잡고 중심을 지켜야 한다"라며 "(김 대표는) 이러한 때에 "중국보다 미국"이라는 말로 불필요하게 외교 상대국을 자극하고 있다"라고 지적했다.
여당도 '중국보다 미국' 발언 파문 확산을 막는 중이다. 방미 수행단장인 장윤석 새누리당 의원은 이날 CBS라디오 <박재홍의 뉴스쇼>에 출연, "(김 대표의 발언에 대해) 국내 언론에서 오해가 있었던 것 같다"라며 "한미 동맹의 중요성을 강조한 말이지, 중국은 중요하지 않고 미국만 중요하다 그런 뜻은 전혀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그러나 박 대통령 입장에서는 모두 '엎질러진 물'과 같은 일들이다. 사흘 뒤 휴가를 마친 박 대통령이 이 일을 어떻게 수습할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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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5월 입사. 사회부·현안이슈팀·기획취재팀·기동팀·정치부를 거쳤습니다. 지금은 서울시의 소식을 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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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가 간 박 대통령 괴롭히는 동생과 여당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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