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타에 아이들변화의 속도가 느린 음타에 아이들이 노는 모습은 우리와 다르다. 동무와 얘기하고 동무를 따라다니며 논다. 속도의 광풍에 휩싸여 쿼라도 해야하는 강박관념에 사로잡힌 우리들로서는 아이들의 놀이에서도 왁자지껄하고 활동적인 모습을 요구한다.
이근승
새벽녘에 일어났으니, 돌아와서 다시 잠 때리고.
일어나 배고파서, 찻집으로 가 만다지와 홍차를 마시고,
친절한 주인 아저씨한테 우삼바라에 사는 삼바족의 인사말을 귀담아듣고.
그런 다음, 문을 연다.
'아이들아, 하옹감씨' '하옹감씨, 므중구''뭐 하니?''놀아요''뭐 하고?''그냥 놀아요'놀면 그냥 노는 거지. 무슨 이유가 있나.
시간은 흐르는 거지. 몇 분이라고 가둬 둘 필요 있나.
마을 사람들이 교회를 간다.
그러고 보니 오늘이 일요일이구나.
오랜 옛날 광야에서 사냥을 하던 사람들은 물을 찾아서, 혹은 보다 장대한 기골을 가진 마사이를 피해 산으로 숨어들었다. 그리고 언제부터인가 저 아래 푸른 인도양으로 아라비아 사람들이 드나들고, 할아버지 소싯적에 하얀 얼굴을 한 유럽인들이 십자가를 가져왔다.
사람들은 이렇게 무슬림이 되었고, 새것을 흠모하던 젊은이들은 교회에서 춤추고 노래 부르기를 즐겼다. 이렇게 시절이 변하여 시대가 되고, 시대가 모아져 역사라 이름하였다.
어차피 굴러가는 세상, 이런들 저런들 어떠하냐고 짐짓 달관한 체해 보지만.
그러나 그 속에 사람들이 살아감을.
행복해하고, 아파하는 것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