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소년원 2층으로 올라가는 달팽이 통로. 겨울이 되면 달팽이 통로는 춥숩니다.
조호진
두 소년을 만났습니다. 그것도 겨울에, 자그마치 서울소년원에서, 게다가 신입방에서. 신입방은 소년원에 들어온 소년범들이 임시로 지내는 곳으로 2주가량 지낸 후에 본방에 배치됩니다.
상천이(18)는 광대뼈가 불거진 짱돌 같은 소년입니다. 엄마가 아빠의 폭력에 못 견뎌 집을 떠나면서 비행의 늪에 빠진 소년입니다. 상천이가 만약에 꽃이었다면 진즉 시들었거나 얼어 죽었을지도 모릅니다.
상천이가 강해 보여서인지 준열(18)이는 약해 보였습니다. 준열이에게 "너는 어떻게 해서 들어왔니?" 하고 물었더니 "보호관찰 위반으로 10호 받았어요"라고 말합니다. 보호관찰 처분을 받으면 처분 기간과 방문 횟수에 따라 보호관찰소에 가야합니다.
그런데 준열이처럼 부모의 돌봄을 못 받는 소년 중 상당수가 준수 사항을 어기고 명령을 위반하면서 구인(체포)돼 소년재판을 받습니다. 준열이는 소년법에서 가장 무거운 10호(2년 이내 소년원 송치)를 받았습니다. 준열이는 억울하다고 했습니다.
상천이와 준열이가 연락을 부탁했습니다. 꼭 들어달라는 눈빛이었습니다. 상천이는 자신을 돌봐주는 목사님과 여자 친구에게, 준열이는 아빠에게 연락을 부탁했습니다. 교도소처럼 소년원 또한 수용시설입니다.
이곳에 들어오면 가고 싶어도 가지 못하고, 보고 싶어도 보지 못하고, 먹고 싶어도 먹지 못합니다. 맘껏 뛰고, 놀고, 날아야 할 소년들인데 연락도 맘대로 못하니 얼마나 답답할까요. 미국에선 중범죄자들도 가족과 전화통화를 하게 하고, 담배도 피우게 하던데, 이상한 건 맹종하면서 인권개선은 왜 외면하는지요.
소년들의 간절한 소망... 가족이 다시 모여 살 순 없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