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석오일장할머니의 거친 손이 안쓰럽기도 하고, 아름답기도 하다. 주름진 손, 거친 손이 사람다운 삶을 살아가는 이들의 손이 아닐까 싶다.
김민수
그래서일까? 잘 알지 못해도 그리 모르는 것 같지도 않은, 그렇다고 아는 것도 별반 없는 그런 관계, 그것이 마석과 나의 관계인 듯하다.
그렇게 큰 기대를 하지 않고 찾은 마석오일장, 오일장은 근래에 만났던 장 중에서는 가장 활기가 넘쳤다. 규모도 너무 크지도 않고 작지도 않은, 적당해 보였다. 가뭄이 끝났기도 했고, 요즘이 채소나 과일이 많은 시절이라 그런지 장에 나온 채소와 과일은 더 싱싱해 보였다.
할머니는 고구마순, 깻잎, 부추, 강낭콩을 가지고 나오셨다. 오일장에서도 쉬지 않고 고구마순을 까고 계신다. 그것이 할머니에게는 "물건 사시소!"하는 소리다. 종일 구부리고 앉아서 일하는 데는 이력이 나신 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