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허가 되어버린 공장의 모습
2015반빈곤권리장전
사람이 살지 않는 동네이기 때문에 풀들은 무성하게 자랐고, 버스마저 끊긴 삭막한 마을에서 도시로 나가기 위해서는 항상 차로 이동해야 한다. 밤이 되면 마을에 남는 것은 달빛과 한 가구에 켜진 등불뿐이다. 조합에서 고용한 용역들은 동네에 상주하는데, 딸들에게 '밤길 조심하라'는 위협을 가하기도 한다. 용역 깡패와 조합의 횡포, 자살하러 찾아오는 곳이 되어 황폐화된 동네의 모습보다 더 무서운 것은 '갈 곳 없이 삶의 터전에서 쫓겨나야 하는 것'이다.
이렇게 살기 힘든 환경임에도 이 지역을 떠나지 못하는 이유는 적절한 보상과 이주에 대한 대책이 없기 때문이다. 바라는 것은 하나다. '순환식 개발'. 순환식 개발이란 원주민들의 피해를 최소화하는 개발, 당장 거리로 떠밀리지 않고 주거생존권을 보장받을 수 있는 개발, 재정착할 수 있는 조건이 보장된 개발을 의미한다.
현재 어머니는 김포시청 앞에서 피켓을 들고 1인 시위를 진행하고 계신다. 어머니가 외치는 것은 '주거생존권을 보장하라', '이주 대책 마련하라', '순환식 개발 시행하라'다. 이에 대해 시청은 '안타깝다'는 반응만 내놓을 뿐, 실질적인 대책을 마련하지 않고 있다.
"우리 자식들한테 진짜 미안하지. 동네가 어둡고 흉흉하니까 친구들하고 늦게까지 놀고 싶어 해도 들어오라고 해야 되고, 여름에 비 많이 오면 습해져서 벌레도 엄청 많아지는데 우리 딸들은 그런 것에 기겁하고 그런 것 보면 엄마가 너무 미안하지. 그래도 이 투쟁에 끌어들이고 싶지는 않아. 그리고 내가 혼자라서 가장 힘든 것은 시청이고 용역이고 경찰이고 다 한편이라는 거야. 내가 아무리 요구하거나 그 사람들한테 뭘 당해도 그 당시에는 경황이 없으니까 핸드폰으로 사진 찍거나 녹음할 생각도 안 드니까."-홀로 남은 신곡 6지구 주거세입자 가정 어머니와의 인터뷰 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