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단산 정상 풍경
변종만
아침 7시, 청주실내체육관 앞을 출발한 후 중간에 몇 번 정차하며 회원들을 태운 관광버스가 7시 40분경 마지막 집결지인 용암동에서 청천으로 향한다. 부지런히 달리는 차안에서 운영진이 떡은 물론 커피까지 타서 자리로 배달하고, 달콤 회장님의 인사와 석진 산대장님의 산행일정 안내가 이어진다.
흩뿌리는 빗방울, 힘든 산행의 시작과유불급이라고 무엇이든 지나치면 독이 된다. 이번 산행은 물놀이와 야유회를 겸해 특별히 술 조심하고 스킨십에 신경 쓸 것도 당부한다. 길거리에 옥수수가 수북이 쌓인 청천시장에 들르고 난 뒤 8시 50분경 산행 들머리인 청천면 신월리에 도착했다.
차에서 내려 산행준비를 하는데 얄궂은 날씨가 빗방울을 뿌린다. 카메라에 물기가 들어가지 않도록 우비부터 챙겨 입었다. 우산을 들거나 우비를 입은 회원들이 길게 늘어서 임도 표석을 지나며 산행을 시작한다. 비오느 날 웬 청승이냐고? 요한 괴테가 '눈물 젖은 빵을 먹어 보지 못한 사람은, 인생의 참 맛을 알지 못한다'고 했지 않은가. 비 맞으며 걷는 산행도 해본 사람이라야 그 맛을 안다.
10여 년 전 아내와 다녀가며 고생했었는데 날씨마저 습도가 높고 후덥지근해 초입부터 힘이 든다. 카메라 때문에 우비를 벗을 수 없다보니 땀이 비 오듯 쏟아진다. 장거리 산행일수록 무리하지 않는 게 중요하다. 즐거운 산행을 하려면 자신의 체력과 능력에 맞춰 걷는 속도를 조절해야 한다. 처음 장거리 산행하는 여성분을 만나 제일 뒤편에서 인생사를 나누며 나름대로 자유를 누렸다.
산행을 하다보면 종종 지자체의 성의가 부족해 아쉬운 시설물들을 만난다. 정상으로 가며 만난 이정표의 한쪽은 '등산로시점 1740M'를 안내하고 있는데 반대편 화살표 방향은 글씨가 보이지 않는다. 뒤편에 쓰여 있는 '등산로시점 2900M'로 보아 아예 처음부터 잘못 제작된 이정표다.
길이 보이지 않을 만큼 나뭇잎과 풀이 우거진 언덕을 오르면 표석이 서있는 정상이다. 정상 표석에는 금단산의 높이가 746m인데 '산림청·다음지도·두산백과 767m, 네이버지도 768.1m'로 서로 다르게 나와 있어 혼동을 준다. 그냥 지나치기에는 왠지 아쉬움이 남는다. 지자체에서 관심을 두면 각종 자료의 오류를 수정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