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줄리어스 니에레레 (타보라 박물관) 줄리어스 니에레레 (1922 ~ 1999 )
이근승
줄리어스 니에레레 |
줄리어스 니에레레(1922~1999). 독립운동가이자 탄자니아 초대 대통령, 서구의 지식인들이 도덕적 이상주의자로 폄하하는 줄리어스 니에레레는 정치에 입문하기 전, 타보라의 한 중학교에서 아이들을 가르치던 선생이었다. 그래서 오늘날의 탄자니아인들은 그를 가리켜 '우리의 영원한 므왈리무(스승) '라고 부르며, 절대적인 존경을 표한다. 이와 같은 사회적 배경으로 탄자니아에서 교사란 직업은 비록 보수는 작으나 일반 대중들에게 의사 이상의 호감이 가게 하며, 존경과 신뢰의 대상이 되고 있다. 해방 이후 그는 아프리카의 정체성을 훼손하지 않고 수많은 부족의 통합을 이루고자, 농촌공동체에 기반을 둔 탄자니아식 자력갱생 사회주의 발전모델인 우자마 운동을 하였으나 실패하였다. 그러나 상공업에 기반을 둔 경제발전의 환상에 사로잡힌 많은 아프리카 신생국들이 당연한 경제실패와 사회불안으로 몸살을 앓고 있는 데 반하여, 아프리카의 뿌리를 농촌과 공동체에서 발견한 그의 혜안은 오늘날 탄자니아가 정치 사회적으로 아프리카에서 가장 안정적인 국가를 만드는 기초가 되었다. 그리고 우자마 운동이 실패로 끝나자, 대통령직을 사임하고 아직도 그의 아들이 고향에서 촌부로 살아갈 만큼 그가 이룩한 도덕적인 신념은 몰염치의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와는 다른 탄자니아의 가장 큰 자산이라 할 수 있다. 인간의 행복을 말함에서 환경과 심리적인 요인들도 중요하다는 것은 당연하다. 거친 자본주의의 파도가 순진한 아프리카 대륙을 휩쓰는 광풍의 시대에 아직도 더불어 살아가는 공동체 정신이 남아있는 탄자니아의 보이지 않는 자산의 원천은 사망 후에도 빛을 발하고 있는 그의 도덕적인 정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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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사라는 말에 눈이 동그래진 판사는 그때 이미 마음을 정했을 것이다. 고개를 끄덕이며 끝까지 경청하던 판사는 드디어 목수에게 전액 환불해 줄 것을 요구하였다.
그러자 판사의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갑자기 "하파나(안돼요)!"라고 크게 외치는 비명이 가라앉은 방안을 내리친다. 그의 얼굴에서 그렁그렁한 눈물이 쉴 새 없이 흘러내리고 있다.
받았던 돈은 목재를 사는 데 다 썼고, 자기는 너무 가난해서 줄 돈도 없다고...
거짓의 가면을 벗어던진 그의 얼굴이 낯설다. 집 방문을 달며 통기타를 넌지시 바라보던 얼굴이 떠오른다. 어두운 저녁 구멍가게에서 우유 한 잔으로 허기를 달래던 그가 보인다. 처음으로 가난한 세간에 엎드린 아기의 모습을 본다.
"…".침묵이다. 판사가 코에 매달린 안경다리를 잡아 올린다.
"흐음. 미스터 리, 저 사람은 돈이 없다고 하는데. 당신의 의견은 무엇인가?"간혹 몸과 마음이 따로 놀 때가 있는 법이다. 지부티를 보고 말하였다. 돈을 되돌려 주지 못한다면 감옥에 가야 하지 않느냐고, 저 사람은 감옥 갈 준비가 되어 있는 사람이라고. 저번에 각서까지 썼지 않았느냐고.
상황의 반전 속에서 영리한 지부티는 판사에게 통역하지 않는다. 판사는 내 의견이 무엇인지 수차례 물어보고 나는 같은 말을 반복하고, 지부티는 계속 말없이 머뭇거리기만 할 뿐이다. 그러나 누구도 지부티를 재촉하진 않는다.
판사는 휴정을 선언하였다. 그리고 서로 협의해서 한 시간 후 다시 오라고 하였다.
목수는 보이지 않는다. 나무 밑에 자리 잡은 내 주위로 그의 동료들이 똥 마른 강아지처럼 얼쩡거리고 있다. 땅바닥에 고개를 처박았지만, 뜨거운 부뚜막 위 고양이처럼 내 신경도 사방으로 열려있다.
"어서 와. 어서 와서 내게 얘기를 해 줘…"이윽고 한 동료가 아랫배에 잔뜩 바람을 집어넣고 헛기침을 크게 하더니 성큼 다가와 앉는다. 불량인 가구는 수리해주고, 그것도 싫다면 다시 만들어 준다고 중재안을 내놓는다.
뜸을 들여야 한다. 이젠 정말 마지막 대못을 박을 시점이다. 온 얼굴의 근육을 쥐어짜서 마땅찮다는 표정을 지었다. 그리고 걸걸한 쇳소리로 듣는 사람 숨넘어가게 뜸을 들여가며 천천히 내뱉어 나갔다.
정 그렇다면 첫째, 그 사람은 다시는 보고 싶지 않으니 다른 사람이 내일 아침까지 나머지를 가지고 올 것이며 둘째, 잔금은 주지 않을 터이니 수리는 해 줄 필요가 없는 선에서 마무리하자고 하였다.
그의 볼에 화색이 돈다.
"아산테 싸나 브와나(정말 고맙다. 신사 양반)."일주일 연기된 재판 종결, 목수는 보이지 않고...판사는 내일 아침 다시 와서 협정안의 이행 상태를 보고 할 것을, 그리고 목수에게는 감옥에 가고 안 가고는 내 말에 달려있으니, 이번엔 꼭 약속을 지킬 것을 엄하게 강조하였다.
다음 날 아침 일찍, 사돈 팔촌까지 불러 밤을 새워 만들었을 허접스러운 가구들이 들이닥쳤다. 그런 후에 법원으로 가서 판사를 만나니, 목수는 왜 안 나왔느냐고 묻는다. 내가 어찌 아나. 나도 오고 싶지 않았다.
친절한 판사는 그밖에 애로사항은 없는지 이것저것 물어봐 준다. 그리고 법원에서 그에게 연락을 취해 놓을 테니 내일 다시 오라 한다.
다음날 판사는 출타 중으로 재판종결은 일주일 연기되었고, 목수는 보이지 않는다.
"그려어. 이만하면 됐제. 머시 또 바라볼 게 있다고... 나도 너무 헌거제. 글고 진이 빠져 못 살것다. 빠이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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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판장에서 눈물 흘린 목수... 상황이 반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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