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시판 하나로 경로당에 평화가 왔어요

[서울 여기저기] 동대문구 '투명한 경로당' 시도 큰 성과

등록 2015.07.16 19:26수정 2015.07.16 19: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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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동대문구 답십리3동 구립경로당 이병우 총무가 경로당 운영비를 투명하게 공개한 게시판을 가리키고 있다.
동대문구 답십리3동 구립경로당 이병우 총무가 경로당 운영비를 투명하게 공개한 게시판을 가리키고 있다.김경년

작은 게시판 하나가 경로당에 평화를 가져왔다.

서울 동대문구(구청장 유덕열)가 전국 최초로 경로당 운영비를 게시판을 통해 투명하게 공개하는 사업을 벌여 화제가 되고 있다.

동대문구는 지난 4월 '경로당 변신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지난 4월 A4용지 3칸 크기(850mm×450mm)의 아크릴 게시판을 제작해 구립경로당 등 관내 경로당 41곳에 비치했다.

게시판에는 매월 경로당 운영비 지출상황을 ▲ 정산서 ▲ 통장 입출금 내역 ▲ 결산공고 등 3가지로 나눠 꼼꼼하게 게시했다.

그러자 신기하게도 이후로는 운영비 관련 민원이 한 건도 발생하지 않았다.

"말도 마세요. 그 전에는 누구누구가 경로당에 돈을 많이 준다는 얘기는 들었는데 어디에 어떻게 썼는지 모르니까 만날 싸웠죠. 괜히 회장이나 임원들이나 오해하게 되고…."

답십리3동 구립경로당 총무 이병우(80)씨는 게시판이 생기기 전 상황을 이같이 회상하고, "그런데 게시판을 만들어 수입지출 내역을 상세히 밝혀놓으니 누구 한 사람 돈 가지고 이의를 제기하는 사람이 없어졌다"고 뿌듯해했다.


같은 경로당 어르신들도 "이젠 10원 한 장 새나갈 수 없으니 불평이 있을 수 있나" 하고 맞장구쳤다.

동대문구는 운영비 공개가 좋은 효과를 보이자 사업을 확대하기로 하고, 한국마사회로부터 받은 기부금 3천만 원으로 지난 6월까지 관내 경로당 128곳 전체에 게시판 설치를 완료했다.


이러한 성과를 인정받아 구의 게시판 사업은 지난 4월 서울시 자치구 부구청장 회의에서 우수사례로 소개됐으며, 16일에는 유덕열 구청장이 '2015년 전국기초지방자치단체장 매니페스토 우수사례 경진대회'에 참석해 청렴 우수사례로 경로당 게시판 사업을 소개하기도 했다. 동대문구는 이 대회에서 청렴공약 분야 최우수구로 선정됐다.

동대문구 노인청소년과 한정완 주무관은 "경로당 운영비 관련 오해가 생기면 어르신들이나 직원들이나 모두 스트레스가 컸다"며 "지출내역을 공개함으로써 불필요한 갈등이 많이 해소돼 다행"이라고 말했다.
#경로당 #경로당운영비 #동대문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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