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 의회의 추가 개혁안 통과를 보도하는 BBC 뉴스 갈무리.
BBC
그리스가 새 구제금융 협상 개시를 위해 유로존 정상회의에서 합의한 개혁안을 의회에서 승인했다. 그러나 집권당 강경파가 대거 반대표를 던졌고 강력한 항의 시위가 벌어지면서 알렉시스 치프라스 총리의 국정 장악력이 큰 상처를 입었다.
AP, BBC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그리스 의회는 16일(현지 시각) 부가가치세 인상, 연금 삭감, 재정 지출 자동 삭감, 통계청 독립성 보장 등 4개 법안을 표결에 부쳐 전체 의원 300명 가운데 229명이 찬성해 통과시켰다.
치프라스 총리는 표결에 앞서 연설에서 "동의할 수 없는 요구에 합의하는 것과 무질서한 디폴트(채무불이행), 볼프강 쇼이블레(독일 재무장관)가 내세운 그렉시트 중에서 선택해야 했다"고 호소했다.
그러나 연립정부 다수당 시리자(급진좌파연합) 의원 149명 가운데 강경파인 '좌파 연대' 소속 의원 32명이 반대표를 던졌고, 7명이 기권이나 불참하면서 내분이 일어났다. 오히려 보수 성향의 제1야당 신민당은 찬성표를 던졌다.
앞서 유로존 정상회의는 지난 13일 그리스에 3년 동안 최대 860억 유로(약 108조 원) 규모의 구제 금융 지원 협상을 개시하는 조건으로 15일까지 추가 개혁안으로 합의한 4개 법안을 처리하라고 요구했다.
그리스는 의회가 법안을 통과시키면서 국제 채권단과 구제 금융 협상을 개시할 수 있게 됐다. 하지만 치프라스 총리가 당내 강경파를 끝내 설득하지 못하면서 연정 붕괴 위기에 몰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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