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랑이 할머니 2이 할머니가 6년 만에 귀환하신 분이다. 그동안 건강상의 이유로 집에 계시다가 오셔서 자신의 역할을 충분히 하시고는, 여전히 마을에서 건재함을 보여주셨다. 이 할머니의 포스도 장난이 아니다. 하하하하.
송상호
팔순 어머니들이 오랜만에 귀환해서 아랫사람들에게 모범과 함께 잔소리를 하시고, 그 잔소리를 들은 육순어머니와 형수들이 잔소리를 듣고 실행을 하고, 중간 연배인 칠순 어머니가 아랫사람들을 위로하고. 사실 내가 다시 마을회관으로 들어간 것은 호랑이 할머니 한 분을 뵈러 간 거다.
"6년 만에 오셔서 너무 좋아유. 그 전에 건강이 안 좋으셔서 못 오실 땐 맘이 별로 였거던유."그랬다. 호랑이 할머니들의 귀환이 좋은 것은 아직 그들이 살아 있음을 보여준 것뿐만 아니라 그들의 잔소리를 잔소리로만 받지 않고 기꺼이 행하는 아랫사람들이 있다는 거다. 옛날 가난하던 시절, 마을공동체에선 자연스러운 일(어른이 있고, 아랫사람이 있고, 공동체의 질서가 있었던)이 요즘 그리운 시절이다. 그녀들의 귀환으로 인해 우리 마을이 또 한 번 공동체가 살아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다. 참으로 고맙고 고마운 일이다.
그나저나 삼계탕 식사를 마치고 나는 얼른 집으로 향했다. 왜? 우리 집 마당에 자란 풀들을 뽑으러. 호랑이 할머니 두 분이 모두 우리 집 뒤편에 사신다. 그 어머니들이 우리 집 마당 옆을 지나가시기 전에, 아니 지나가시다가 "사무장 말이여"라고 부르기 전에 조치를 취해야 했다.
마당엔 비가 내렸지만, 하나도 아랑곳하지 않고 '슈퍼맨의 힘'으로 마당 풀을 순식간에 다 뽑았다. 휴! 다행이다. 그분들이 지나가시기 전이라서. 하하하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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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회에서 목사질 하다가 재미없어 교회를 접고, 이젠 세상과 우주를 상대로 목회하는 목사로 산다. 안성 더아모의집 목사인 나는 삶과 책을 통해 목회를 한다. 그동안 지은 책으로는 [문명패러독스],[모든 종교는 구라다], [학교시대는 끝났다],[우리아이절대교회보내지마라],[예수의 콤플렉스],[욕도 못하는 세상 무슨 재민겨],[자녀독립만세]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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