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막거리 식당, 지역 생산 농산물로 만든 메뉴.
신광태
"우리 동네에서 나는 농산물로 만든 음식이에요."지난 6월 13일 찾았던 어느 시골 마을 식당. 주인은 나를 기억할리 없다. '참 독특한 운영 방식'이란 생각에 두 번째 찾은 곳이다. 7가지 정도의 반찬들이 정갈하다. 식판을 이용해 먹을 만큼만 가져가도록 한 것도 독특했다. 일종의 뷔페인 셈이다.
강원도 화천군 하남면 원천1리. 조립식 건물은 농촌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창고를 연상케 했다. 그나마 '주막거리 식당'이란 간판이 있기 망정이지, 음식점이라는 것을 모르고 지나칠 수 있다. 왜 '주막거리'라는 이름을 붙였을까.
"음식 뿐 아니라 저녁에는 술 마시러 오는 마을사람들이 있기 때문이죠."주인은 마을 사람을 상대로 점심도 차리고, 저녁엔 대포도 판다고 했다. 5번 국도를 지나는 나그네가 부담 없이 찾기 좋은 이름이지 않느냐고 덧붙였다.
"남자 이름이시네요?"주인 아주머니 이름을 묻자 '이필수'라고 했다. 혹시 필순이라 말한 것을 잘못 들었나 싶어 되묻자 '필수'임을 강조했다. 건네받은 명함 뒷면엔 10여 가지 음식 메뉴로 빼곡하다. 가격을 표기하지 않은 것은 농산물 가격이 유동적이란 의미겠다.
"시골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식당이라면 오지 않았을 겁니다.""뭐가 다르다는 거예요? 아! 식판 이용하는 거요?"설명이 명쾌했다. "먹을 만큼만 가져가니 음식물 쓰레기를 줄일 수 있다는 것, 바쁜 농민들이 기다리지 않고 바로 먹을 수 있도록 하자는 의도"라고 했다. 그래서일까, 고객 대부분은 동네 사람들이다. '가뭄 때문에 농민들이 눈코 뜰 새 없이 바쁘다. 이 식당을 많이 찾는 이유'라고 이씨는 설명했다.
내가 주막거리를 다시 찾은 이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