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미카제 특공대원들이 타던 비행기
이윤기
야쿠시마 공항에서 9시 50분에 출발하는 국내선 여객기를 타고 바다 건너 가고시마로 나왔습니다. 야쿠시마에서 가고시마로 나오는 비행기는 후쿠오카에서 야쿠시마로 갈 때 탔던 비행기보다 더 작은 그야말로 관광버스 만한 크기였습니다. 일행을 태운 비행기는 40분 만에 가고시마 공항에 도착하였습니다.
'사무라이 마을' 근처에 있는 가고시마의 유명 소바 전문 체인점 '후키아게앙'에서 점심을 먹고, 치란 특공평화 회관을 찾아갔습니다. 치란은 2차대전 당시 이른바 카미가제 특공대의 기지가 있던 곳입니다. 자살 특공 대원들을 태운 비행기들이 미국 함대가 있는 오키나와를 날아가는 출발지가 바로 치란기지였던 것입니다.
가미카제 특공대원의 유서와 유품 전시장, 치란특공평화공원태평양전쟁 말기 일본 육군의 가장 큰 가미카제 특공 기지였던 치란(知覽) 기지는 일본 가고시마현 미나미큐슈시에 있습니다. 지금 그곳에는 당시 가미카제 특공대원들이 남긴 유서와 편지를 비롯한 기록물들과 특공대원들이 남긴 유품 그리고 여러가지 전쟁기록물과 비행기 등이 전시되어 있습니다.
태평양전쟁 당시 치란기지가 있었던 장소에 세워진 치란특공평화회관에는 특공대원들이 남긴 유서와 편지 등 1만 4000여 점의 자료가 보관·전시돼 있되어 있다고 합니다. 하지만 이 곳에 전시된 유품과 소장된 자료를 보면 전쟁의 책임이 일본에게 있고 주변 국가들에게 얼마나 막대한 피해를 입혔는지 설명하는 내용들은 어디에도 없습니다.
미국의 본토 침략을 막아내기 위해서 수 많은 특공대원들이 목숨을 걸고 '나라를 위해'(?) 목숨을 던졌다고 하는 이야기로 각색되어 있고, 아마도 이 전시관에 있는 유서와 편지를 읽는 일본인들은 애국과 군국주의 침략 전쟁을 구분하지 못하는 오류에 빠질 가능성이 높아보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