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달력아직 반년이나 남았네
전병호
얼마 전 546만 3000명이나 된다는 우리나라 자영업자 대열에 합류했다. 자영업자가 피부로 느끼는 생존 현장은 하루 하루가 전쟁터나 다름 없다. 반전을 모르는 요지부동 경기 침체 속에 상반기 그럭저럭 버티나 했더니 무슨 날벼락인지 '메르스'라는 엄청난 쓰나미가 덮쳤다.
처음에는 정부가 초기에 별 신경 안 썼듯 이름도 생소한 '메르스'에 대해 큰 신경을 쓰지 않았다. 사실 전쟁 같은 하루를 살아가는 이 땅 서민의 삶 속에 먼 나라 생소한 전염병이 귀에 들어올 리 없다. 더군다나 정부는 큰 위험성이 없다고 발표하니 그런 줄만 알았다. 하지만 그 뒤에 벌어지는 일들은 공포 그 자체였다.
6월 중순 이후 손님은 급감했고 저녁에는 아예 사람이 거의 없었다. 우리 업소의 경우 손님이 전달에 비해 무려 30%~40% 이상이나 줄어 버렸다. 실로 엄청난 충격파다. 메르스도 메르스지만, 무능한 정부의 우왕좌왕 행보에 공포를 넘어 분노가 일었다. 1년 전 세월호 사건이라는 엄청난 재앙을 겪고도 또 다시 반복 되는 메르스라는 대재앙을 보면서 이제는 '이 나라에 정부는 있는가?'라는 하소연이 그냥 들리지 않는다. 그저 한숨만 나왔다.
답답한 마음에 뉴스를 틀어 봤지만 더 화만 북돋을 뿐이다. 이 난국을 수습하고 국민을 안심시키고 보호해야 할 여당과 정부는 자기들 권력 다툼 때문에 국민은 안중에도 없다. 도와줘도 모자랄 판에 자기 밥그릇 싸움에만 골몰하고 있으니 세금이 아깝다는 생각뿐이었다. 야당도 자중지란은 마찬가지다. 한심하기 그지 없다. '각자도생'이라는 말만 머리에 떠돈다.
이 나라 주류 서민 자영업자는 바란다.
하반기에는 제발 자기 밥그릇 싸움만 하지 말고 말로만이 아닌 실제 민생 경제를 살려주는 좋은 동반자가 돼 주시라. 민생 경제 살린답시고 사진 기자들 떼로 몰고 와서 생선 몇 마리 만지고, 좌판 옷 몇 장 사주는 '코스프레'로 죽은 경제가 살아날 리 없다. 돈 없는 사람 빚 더 내라는 대출 정책은 진정한 민생 경제 지원책이 아니다. 세금 감면 같은 더 구체적이고 실질적인 대책을 바란다.
'아직 반년이나 남았네'라는 기대와 희망 섞인 말에 '도'라는 한 글자를 더 넣으면 '아직도 반년이나 남았네'라는 지겹고 지루한 내일이 돼 버린다. 남은 하반기는 제발 기대와 희망이 있는 '아직 반년이나 남았네'라는 말로 맞이하고 싶다.
우리는 벌써 몇 년째 불황이라는 험난하고 먼 길을 걷고 있다. 먼 길을 빨리 가는 방법은 좋은 사람과 함께 가는 것이라 한다. 우리도 이 험한 길 각자도생이 아니라 좋은 사람들과 함께 가고 싶다. 우리에게 힘이 돼줄 좋은 정부, 좋은 정치인, 좋은 리더는 진정 이 나라에 없는가?
그나저나 다음 대통령 선거까지 아직'도' 2년 반이나 남았구나. 거~ 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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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공작소장, 에세이스트, 춤꾼, 어제 보다 나은 오늘, 오늘 보다 나은 내일을 만들고자 노력하는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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