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심야식당>의 한 장면. 가운데 보이는 두 사람이 스트리퍼와 게이 캐릭터다.
영화사 진진
아베 야로 원작의 만화 <심야식당>은 2007년 일본 만화잡지 '빅코믹 오리지널'을 시작으로 9년여 동안 사랑을 받고 있다. 일본에서 240만 부, 국내에서만 43만 부가 팔리며 대중의 인기를 받았고, TV로, 뮤지컬로, 영화로 장르를 옮기는 동안 국내에서도 동명의 작품들이 줄지어 선보이기도 했다.
"과거를 알 수 없는 주인 '마스터'가 밤 12시부터 아침 7시까지 운영하는 작은 술집을 배경으로 각양각색의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고 있는 <심야식당>의 일본판에 등장하는 스트리퍼, 깡패, 게이 손님들은 단순히 '각양각색'의 사람들이 아니다.
이를 두고 아베 야로 작가는 "<심야식당>에 나오는 사람들은 보통 만화에서 주인공이 될 수 없는 사람들이다. 하지만 오히려 주인공이 아닌 삶을 살아가기에 더욱 특별하다"라고 밝힌 바 있다.
실제 삶에서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이들이 아니기에 더욱 특별하게 조명하고픈 사람들. 이에 대해 최근 내한했던 '마스터' 역의 일본 중견배우 코바야시 카오루 역시 "일상에서 일어나는 수많은 인생 이야기들이 일어나고 있는 영화이고, 이것이 진정한 드라마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 다채롭고 불가해한 인생사의 면면들이 소외되거나 중심에서 밀려난 소수자나 타자, 소외자의 입을 통해 서술되는 것이 <심야식당>의 기본 정서이자 세계관인 셈이다.
그런 점에서, "한국적인 정서"나 "상황"을 들어 게이나 스트리퍼 캐릭터를 배제한 한국판 제작진의 선택은 판단 착오에 가깝다고 볼 수 있다. '게이바 마담'을 '먹방신'인 뚱녀 캐릭터로 치환한 것이 대표적이다. 같은 맥락에서, 왜 <심야식당>이 유독 일본의 지방음식이나 지방민들의 사투리를 주요 소재로 삼는지를 눈여겨 볼 필요가 있다.
그만큼 도쿄라는 대도시에서 소외된 하층민, 소수자들, 약자들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며, 그 인생사를 20~30분의 짧은 드라마에 기막히게 담은 것이 바로 드라마 <심야식당>의 정수이다. 마스터가 귀를 기울이고 정성스레 음식을 해 주는 인물들의 면면이야말로 작품의 철학은 고스란히 반영하고 있는 것이다.
그런 점에서, 단순히 그 각양각색의 인물들을 단순히 서민으로 번안하는 것은 작품 해석의 차원이 완전히 달라질 수 있는 문제다. 게이와 스트리퍼 캐릭터를 배제한 것에 대해 원작 팬들의 원성이 자자한 이유다.
대중문화에서도, 시청광장에서도 배제되는 소수문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