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마토 스프다진채소에 토마토를 갈아 넣고 끓인 토마토 스프
강상오
하루에 한번씩 요리하는 재미에 푹 빠져 있을 때쯤 어머니가 토마토를 한 상자나 사오셨다. 시장에서 5천 원 주고 아주 싸게 구매했다고 하셨다. 저렴한 토마토인데도 싱싱한 것이 품질이 좋아 보였다. 토마토는 그냥 먹거나 믹서에 갈아서 주스로 만들어 먹기만 하던 우리집인데 요리에 퐁당 빠져 있는 내가 이 재료를 그냥 놔둘 리 없었다.
토마토로는 갑상샘암 치료를 위한 저요오드식을 하는 동안에 '토마토 스프'를 한번 만들어 먹었던 적이 있었다. 그 기억을 떠올려 토마토 스프를 만들기로 했다. 감자와 양파를 잘게 썰어서 팬에 볶고 끓는 물에 데쳐 껍질을 벗긴 토마토를 믹서에 갈아 볶은 채소와 함께 끓여 완성했다.
토마토 스프만으로 한끼를 먹으려고 하니 너무 아쉬워서 중국인들이 즐겨 먹는다는 '토달볶'(토마토 달걀 볶음)을 만들기로 했다. 토마토를 먹기 좋은 크기로 잘라 달걀 스크램블과 함께 볶아 먹는 음식이다. 만들기가 아주 간단한데, 달걀과 토마토의 궁합이 괜찮았던 음식이다.
아들의 어설픈 요리도 돈 주고 사먹겠다는 어머니아직 어설픈 솜씨지만 요리가 점점 재미 있어진다. 요즘 매일 같이 새로운 음식을 만들어 볼꺼라고 주방을 들락거리는 나를 보며 어머니는 '회사 그만두고 밥순이 될려고 그러냐'며 농담반 진담반으로 걱정을 하신다. 그러다 이내 내가 만든 요리를 맛보시곤 '맛있다'를 연발 하신다.
나는 그런 어머니께 '내 요리 중에 제일 돈 내고 사먹을 만한 요리가 있냐?'고 묻는다. 그러면 어머니는 잠시 고민을 해서 그나마 입에 맞으셨던 음식을 말해주곤 하신다. 수십 년간 손에 물 마를 날 없이 살아오신 어머니가 보면 내 요리가 얼마나 형편 없을지는 뻔한 노릇이다.
하지만 같은 집에 살아도 얼굴 제대로 못 보고 살던 아들이 만들어준 요리 같지 않은 요리에 기분이 썩 괜찮으신 눈치였다. 그런 어머니를 보는 것이 내 독립 생활에 있어 또 하나의 소소한 즐거움이 되었다.
그리고 1일 1식 3주차에 접어든 오늘 아침 나의 몸무게는 70.8kg으로 3주전 74kg보다 3.2kg이 감량 되었다. 가끔 주말에 예식장을 가기 위해 정장을 입으면 바지가 터질 것 같다는 생각에 시작한 다이어트인데 이제 다시 작던 옷이 맞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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