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일 권선택 대전시장이 취임 1년을 맞아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이날 권 시장은 지난 1년을 '경청'과 '현장'의 한 해 였다고 자평했다.
오마이뉴스 장재완
7월 1일 대전시청에서는 이상한 일이 벌어졌다.
[장면 하나] 1일 오전 11시 9층 기자회견장
민선 6기 1주년 기념 기자회견에서 권선택 대전시장은 지난 1년을 '소통'과 '경청'의 한 해였다고 자평했다.
이 자리에서 권 시장은 "지난 1년은 '경청'과 '현장'이라는 말로 대신할 수 있다"라면서 "'모든 것은 경청에서부터 시작한다' '현장에 답이 있다'는 말을 실현하기 위해 노력해 왔고, 그 결과 이제 더 이상 대전시는 소통이 되지 않는다는 말은 사라졌다"라고 말했다.
대전시장 후보 시절 권 시장은 '경청'이라는 제목의 책을 출간하기도 했다. 또 자신의 가장 대표적인 공약으로 '경청'과 '소통'을 강조하면서 '시민행복위원회'를 만들어 시민의 목소리를 듣는 일에 노력했다.
그런데 같은 시각. 기자회견장에 불청객의 목소리가 울려퍼졌다. 기자들의 질문을 받던 도중 뒤편에서 큰소리가 났다.
"시장님, 제가 기자는 아니지만 질문 하나 드려도 되나요?" 양흥모 대전충남녹색연합 사무처장의 목소리다. 그는 분명 기자가 아니기에 불청객이다. 기자회견 진행을 하던 시청 직원은 "이 자리는 기자들의 질문을 받는 자리"라면서 양 사무처장을 제지했다. 결국 양 사무처장은 질문을 포기했다. 그는 어떤 질문을 하려는 것이었을까?
이틀 전 도안호수공원 '도안갑천지구친수구역개발사업백지화 시민대책위원회' 출범을 알리는 기자회견을 대전시청 앞에서 한 뒤, 대책위 대표단은 시장 면담을 위해 시장실을 찾아갔으나 권 시장을 만나지 못했다.
양 사무처장은 '도안갑천지구친수구역개발사업'(도안호수공원 개발사업)과 관련한 질문, 특히 왜 대표단을 만나주지 않느냐는 질문을 하고 싶었던 것이다. 그러나 '경청'과 '소통'을 지난 대전시정 1년의 최대성과로 꼽고 있던 기자회견장에서 마저 그에게 질문할 기회는 주어지지 않았다.
[장면 둘] 1일 오후 2시, 시청 엘리베이터도안호수공원사업 백지화를 요구하는 주민들이 시청 엘리베이터를 탔다. 10층 시장실에 가기 위해서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엘리베이터가 10층 버튼은 눌렀는데 10층을 지나쳐 11층에서 멈췄다. 다시 10층으로 내려가려고 하자 이번에는 9층에서 멈췄다.
주민들은 계단을 통해 10층으로 가려했지만, 이번에는 계단 문이 열리지 않았다. 주민들은 할 수 없이 사업부서인 도시주택국이 있는 14층으로 갔다. 시장을 만나기는커녕 시장실이 있는 10층에는 접근도 못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