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슴야생으로 사는 사슴이 사람보다 많은 곳
김수종
육지에서 흔히 보지 못하는 풀과 나무들을 보면서 초지를 둘러보다가 돌아서 나오는 길에 요즘은 야생으로 자라고 있는 어린 사슴을 한 마리 발견했다. 워낙 사람을 두려워하는 짐승임에도, 흐린 날씨에 사람이 많지 않아서 그런지 별로 놀라지 않았다. 우리들이 한참을 바라보고 사진도 찍고 있는 가운데에도 오랫동안 서 있다가 시야에서 사라졌다. 너무 고마웠다. 현재 굴업도에는 야생으로 자라고 있는 사슴과 염소가 거주민보다는 많다고 한다.
소의 방목장이었던 초지가 지금은 캠핑족들의 텐트촌으로 바뀌고, 천적이 거의 없는 환경이라 염소와 사슴이 자연스럽게 자리를 잡고 자라고 있다고 한다. 아무튼 한국에서는 별로 찾아 볼 수 없는 바닷가의 대형초지에 감동을 해서 그런지, 안개 낀 초지를 이곳저곳 거닐다가 사진도 찍고, 담소도 나누고, 뜀박질도 하면서 놀았다.
나도 개인적으로 다시 기회가 된다면 개머리초지를 중심으로 2박 3일 정도 여유를 갖고, 숙박하며 쉬면서 천천히 굴업도를 걸으면서 가슴 속에 깊이 안고 싶어진다. 너무 멋진 곳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