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탱크분단의 현실을 보여주는 탱크의 총포가 장산곶을 향하고 있다.
김민수
분단의 현실을 목도하는 불편함, 대청도와 백령도를 걷는 동안 그것은 늘 함께 나와 동행했다. 심청각 언덕에 용연반도를 향해 서 있는 전시용 탱크는 나에게 '안도감'을 주는 것이 아니라, 아직도 우리는 잠시 휴전중인 전쟁의 나라임을 깊게 각인시켰다.
과연 무기로 우리를 지킬 수 있을 것인가? 남북 모두 권력을 쥔 이들은 무력으로 서로를 견제할 수 있다고 믿는 듯하다. 그 사이에서 죽어가는 이들은 젊은이들이고, 무지렁 백성들 뿐이다.
무기로 자신을 지키겠다는 발상은 남과 북 모두 물러설 수 없으니, 군수물자를 팔아먹고 전쟁으로 먹고사는 강대국의 일등 고객이 되어 서로가 서로를 죽이는 길로 가는 것이 아닌가?
분단 이후 지금까지 남과 북은 분단의 상황을 적절하게 활용해서 자신들의 권력을 공고히 하는 데에만 골몰하는 권력자들의 배만 불려왔다. 그들끼리는 원수인 척하면서 공조했고, 정말 순수하고 간절하게 평화통일을 염원하던 백성들은 서로 원수가 되어 서로에 대한 증오심을 키워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