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쇠쭈꾸미잃어버린 미각 찾기 프로젝트로 진한 양념의 음식을 계속 찾아 먹었다
강상오
방사성 요오드 치료를 받고 제일 처음으로 먹었던 '사제 음식'은 내 방안에 갖혀서 배달시켜 먹었던 '파닭'이었다. 그 집 파닭은 배달음식을 잘 시켜 먹지 않는 우리 집에서 가끔 치킨을 시킬 때면 꼭 주문하는 집이다. 동네에서는 아주 오랫동안 영업을 해온 집이라 치킨이 참 맛있다. 그렇게 맛있는 치킨도 미각의 상실로 인해 '맛없게' 먹어야 했다.
시간이 지나 바깥생활을 정상적으로 할 수 있기 시작하면서부터 나는 '잃어버린 미각 찾기' 프로젝트에 돌입했다. 그때부터 양념맛이 진한 음식들을 계속 찾아 먹었다. 진한 양념으로 침샘에 자극을 주어 미각이 돌아오도록 할 계획인 것이다. 딱히 의사의 가이드나 처방을 받은 것은 아니었다.
침샘이 영향을 받은 건 분명한 사실이고 입원 기간동안도 침샘이 마르게 하지 말라고 사탕을 계속 먹게 했으니, 지금도 침샘이 더 활발하게 활동하도록 하면 미각이 더 빨리 돌아올거라는 생각이다. 불닭, 석쇠쭈꾸미, 아귀찜, 불짬뽕, 부대찌개 등 양념이 진한 음식들을 계속 먹었다. 그래서 그런 건지 시간이 지나 자연히 좋아진 건지는 알 수 없으나 신기하게도 다시 미각이 돌아오기 시작했다.
미각이 돌아올 무렵 손등에 생겼던 피부의 이상증상도 차차 개선되었다. 그걸 보면 아마도 괜찮아질 때가 되어서 미각이 돌아온 것이겠지만 분명 나의 노력에도 일정부분 효과가 있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수술 후 3개월, 피부 감각이 돌아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