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 화가와의 만남의료봉사팀에게 의약품을 전달하고 네파의 청년화가 두 사라을 만났다.
김형효
지치고 힘든 여정이었다. 지난 8일 네팔에 입국해 15일까지 쉴 틈 없이 움직였다. 카트만두 지진 피해 지역을 거의 대부분 둘러보았고, 그 중 극심한 피해 지역인 샤쿠에 이재민을 위해 생닭을 배급해줬다. 그 지역은 이틀 동안 방문했다. 더불어 랑탕 지역 피해자들이 있는 황금 사원을 찾았고, 다딩에 있는 지인의 집을 찾아 위로했다. 카트만두에서 왕복 12시간 거리인 신둘리를 다녀오기도 했다. 지난 13일 우리 일행은 푹 쉬기로 마음을 모았다.
그날 우리는 늦잠을 자기로 했다. 그러나 그것은 뜻대로 되는 일이 아니었다. 오전 7시가 조금 지나 잠에서 깬 나는 여전히 바쁘게 움직여야 했다. 모닝 커피를 마시고 아침 산책을 한 뒤 집에 들어오니 일행 중 한 사람이 잠에서 깨어났다. 커피를 마시며 다시 이야기가 시작된다. "오늘 일정은 어떻게 되나?" 여행이 아닌 외국에서 보내는 일과는 매우 조급하고 여유가 없다는 생각이 드는 순간이다. 평소 알고 지낸 젊은 화가들을 만나고 저녁에는 아내의 집안인 구릉족 기자협회분들의 식사 초대가 있다고 전했다.
얼마 지나지 않아 아내의 이종 사촌인 처남 라젠드라 구릉이 찾아왔다. 그는 그의 어머니 고향의 지진 피해 지역을 찾아가는 길이었다. 그 길엔 의료 봉사단이 함께 했다. 한국에서 가져온 의약품 중 영문으로 된 비교적 공통적으로 사용되는 의약품을 골라 전달하기로 했다. 일행이 가져온 의약품과 전남대학교 이준행 교수님께서 보내주신 의약품 중 적절한 약품을 라젠드라 구릉과 함께 박스에 담았다.
지친 몸에는 모국의 음식이 제일이다. 아마 해외 여행을 해보신 많은 분이 공감하시리라 생각한다. 나는 무, 양배추 그리고 황태포를 재료 삼아 국을 끓였다. 곧 간단한 아침 식사를 했다. 역시 일행 두 분께서는 모처럼 몸이 즐겁다고 하셨다. 68세 되신 두 분은 황급한 일정에 내 지친 몸보다 더 무겁고 피곤하시리라.
지진으로 건물 무너져 압사 당하기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