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철쭉팔영산 오르는 길, 산철쭉이 예쁘게 피었습니다.
황주찬
'꼬갱이' 놀던 마을에 가자! 아이들에게는 현장교육이 최고지난 20일 오전, 아내가 아이들을 깨웁니다. 전남 고흥 팔영산에 올라야 합니다. 간만에 떠나는 가족 산행입니다. 하지만 세 아들이 이불 속에서 나오지 않습니다. 아내가 다시 한 번 길을 재촉하지만 아이들은 쉽게 자리를 털고 일어서지 않습니다. 상황이 심상찮습니다. 널 부러진 아이들을 보며 저는 비장의 카드를 꺼냈습니다.
'꼬갱이' 놀던 마을에 가자! 그 소리 들은 세 아들이 벌떡 일어납니다. '꼬갱이'는 최근 아이들이 흥미롭게 읽고 있는 책 제목입니다. '꼬갱이'라는 책을 간단히 소개하면 이렇습니다. '꼬갱이'라는 별명을 가지고 있는 여자 아이가 갑작스러운 이사로 하루아침에 서울에 살게 되면서 고향인 전남 고흥 팔영산 아래 시골마을 이야기를 전하는 내용입니다.
세 아들은 책에 등장하는 팔영산과 주변 마을이 어떻게 생겼는지 몹시 궁금했나 봅니다. '꼬갱이'와 '팔영산'이라는 말을 꺼내자 세 아들이 자리를 박차고 벌떡 일어납니다. 역시 아이들에게는 현장교육이 최고입니다. 그렇게 세 아들 앞세우고 고흥 팔영산으로 차를 몰았습니다.
날씨는 기대만큼 좋지 않습니다. 비를 잔뜩 머금은 구름이 사방에 퍼져 있습니다. 산에 오르기 적당한 날은 아니지만 그나마 뜨거운 햇볕은 피할 수 있어 다행입니다. 팔영산 입구에 닿으니 구름은 한층 더 많아졌습니다. 이대로 산에 올라도 괜찮은지 국립공원 직원에게 물었더니 별일 없을 거란 대답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