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저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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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전쟁에까지 마수를 뻗친 일본 731부대일본인들이 제2차 대전 중에만 그런 일은 한 것은 아니다. 1945년 8월 15일 무조건 항복 뒤에도 일본은 생체실험 같은 비인도적 행위를 그만두지 않았다. 그들은 동아시아 주둔 미군의 지원을 받아 그런 행위를 계속해서 이어나갔다.
한국전쟁 전문가인 후지메 유키 오사카외국어대 교수가 2001년 9월호 <민족 21>에 기고한 글에 따르면, 일본이 자신들의 기술을 한국전쟁 때도 활용했을 가능성이 아주 농후하다. 물론 단독으로 한 것은 아니고, 미군과의 협력 하에 그렇게 했을 가능성이 높다.
1950년 6월 25일 한국전쟁이 발발하자, 요시타 시게루 일본 총리는 7월 15일 국회에서 행한 시정방침 연설에서 "조선전쟁은 강 건너 불구경이 아니다"라며 일본의 개입을 독려했다. 일본은 7천에서 8천 명 정도의 육군을 미군과 한국군 사이에 끼워 넣는 데 그치지 않았다. 다양한 기술을 가진 일본인들이 이 전쟁에서 군인으로 활약했다. 약 30만의 일본 민간인은 미군의 전쟁수행을 돕는 노동자로 복무했다. 최소한 340명 이상의 일본인 위안부(성노예)는 전쟁 중인 미군 부대에서 성적 착취를 당했다.
일본은 위와 같은 방법들을 구사하는 데 그치지 않고, 제2차 대전 때 못다 했던 생체실험이나 세균전을 한국전쟁에서 했을 가능성이 농후하다고 후지메 유키 교수는 지적했다. 그가 제시한 증거는 한둘이 아니다.
제2차 대전 때 731부대에 대량의 쥐를 공급한 오자와 시부로는 종전 뒤에는 미군을 위해 복무했다. 한국전쟁 직전에 그는 6천 가구의 농가에서 위탁 사육한 실험용 쥐들을 주일미군 406부대 등에 제공했다.
406부대에는 1000명 정도의 일본인 연구원이 있었고, 그중 상당수는 731부대 출신이었다. 또 731부대 관계자인 기타노 마사지, 후다츠키 히데오, 미야모토 고이치 등은 한국전쟁 당시 일본 빈민들로부터 혈액을 구입한 뒤 이것을 한반도에 판매하여 거액의 이익을 남겼다.
미군이 731부대의 노하우는 물론이고 인력까지 넘겨받고 731부대원들과 함께 생체실험과 관련된 일을 했으며 이런 협력관계가 한국전쟁 중인 한반도 안에까지 이어졌다면, 731부대 잔존세력이 미군과 함께 한국전쟁에서 실험대상을 찾아다녔으리라는 후지메 유키 교수의 추론은 상당한 설득력을 갖는다고 볼 수 있다.
최근, 미군이 한국전쟁 당시 북한군과 중국군을 상대로 세균전을 했으며 그 기술이 일본군한테서 나왔다는 내용의 이른바 '니덤 보고서'가 공개됐다. 이 점을 보더라도 일본이 한국전쟁 당시 미군과 협력하여 한반도를 못된 실험의 대상으로 삼았을 확률이 한층 더 높아진다.
이렇게 일본은 생체실험이나 세균전 같은 비인도적 방법까지 불사하면서 세력팽창을 시도했다. 어쩌면 그들 입장에서는 생체실험이 비인도적 방법이 아니라 최첨단 방법이기에 양심의 가책을 덜 받았는지도 모른다. 그렇게 최첨단 방법을 좋아하던 일본이 1945년 8월 두 방의 최첨단 무기를 맞고 항복한 것은 흥미로운 일이다.
그처럼 비인도적 방법까지 불사하다가 결국 패망한 일본인들은 아직도 자신들의 잘못을 반성하지 않고 있다. 그들 중 일부는 '어느 나라든지 힘이 있으면 세계 정복을 시도하기 마련이고, 우리 역시 그렇게 하다가 운수가 없어서 실패했을 뿐'이라며 스스로를 합리화하고 있다.
그런 일본이 한국군 군사정보의 공유와 평화헌법의 개정, 자위대의 국제분쟁 개입, 유엔 안보리 상임이사국 진출 등을 노리고 있으니, 동아시아 사람들로서는 일본을 경계하지 않을 수 없는 것이다. 그처럼 위험한 일본을 경계하지 않는다면 <경성학교> 속의 '사라진 소녀들'처럼 동아시아 안에서도 사라질 나라들이 생겨날지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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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mjongsung.com.시사와역사 출판사(sisahistory.com)대표,제15회 임종국상.유튜브 시사와역사 채널.저서:친일파의 재산,대논쟁 한국사,반일종족주의 무엇이 문제인가,조선상고사,나는 세종이다,역사추리 조선사,당쟁의 한국사,왜 미국은 북한을 이기지못하나,발해고(4권본),한국 중국 일본 그들의 교과서가 가르치지 않는 역사 등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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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저균 생체실험까지... '사라진 소녀들'은 약과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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