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갈리안을 나타내는 로고. 원 속 손모양은 양성평등을 의미한다.
행동하는 메갈리안 블로그
메갈리안이 쏟아내는 글들은 기존의 여성혐오를 정면으로 '조롱'하는 정서를 담았다. 여성을 비하하는 단어들인 '김여사', '김치녀', '된장녀'는 '김치남', '소추소심'으로 변형됐다.
'3일에 한번 여성을 패야한다'는 '삼일한'은 '숨쉴 때마다 남성을 패야한다'는 '숨쉴한'으로 바뀌었다. 나아가 메갈리안은 지금까지 일간베스트(일베)나 네이트판 등에 게재됐던 유명한 여성혐오 글들의 주인공 성별을 여성에서 남성으로 바꿔 다시 작성해 올리며 반격의 날을 세웠다.
비록 날것이고 정제되지 않은 언어라 해도, 메갈리안들의 '남성혐오' 글은 여성들이 현실에서 맞닥뜨리는 문제와 직결되어 있다. 코피노(필리핀 원정 성매매를 통해 태어난 아이들)와 데이트 폭력, 강간, 성매매 등과 같은 범죄행위가 그것이다.
메르스 갤러리에서 사용된 단어 중에 '안전이별'이 있다. '안전이별'이란 연인관계가 끝났을 때 여성이 남성의 폭력이나 협박없이 무사히 헤어지는 상태를 말한다. 이별할 때조차 '안전이별'을 하지 못하는 여성들의 불안한 현실을 나타내는 단어다.
'안전이별'의 심각성은 뉴스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지난 2일에는 20대 남성이 헤어지자는 말에 격분해 여자친구를 살해하고 충북 제천 한 야산에 암매장한 사건이 벌어졌다.
메르스의 역설, 페미니즘은 전진하나메갈리안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도 만만치 않다. 혐오에 혐오로 맞섰기 때문이다. 비이성적 여성혐오를 조롱하는 의미를 담고 있다고 해도 눈쌀을 찌푸릴 정도로 저속한 텍스트를 그대로 답습하는 것이 올바른 일인가라는 지적도 있다.
긍정적 면도 있다. 메갈리안이 조롱을 위해 재생산한 글이 여성혐오에 적극 동참하던 사람들에게 여성이 느끼던 불쾌함을 공감하게 만든 것이다. 일베에서조차 '여자들이 일베 볼 때 어떤 느낌인지 알겠다'는 글이 올라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