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회마을에는 일반 차량 출입이 금지되어 있다. 주차장에 차를 세워두고 입장권을 끊으면 셔틀버스를 탈 수 있다. 셔틀버스에서 내린 사람들은 보통 왼쪽 도로를 이용하여 마을로 들어간다. 그러나 왼쪽 아닌, 오른쪽 강변을 걸어보시라. 사진에서 보는 것과 같은 아름다운 숲길...이 나루터를 넘어 기나긴 솔숲까지 이어진다.
정만진
하회(河回)마을은 강이 마을을 감고 돌아간다. 이미 여러 번 하회마을을 답사했으면서도 그 뜻을 오늘 처음으로, 그리고 진정으로 느꼈다. '알았다'가 아니라 '느꼈다'고 표현하는 까닭은 몇 차례 걸었던 통상적 진입로가 아니라 새 길을 직접 밟은 덕분에 그 느낌을 생생하게 체감했기 때문이다.
세계문화유산인 하회마을은 외곽 주차장에서 차를 멈추어야 한다. 물론 방문객을 위한 셔틀버스는 준비되어 있다. 너무 무덥고 습도도 높아 셔틀버스를 탔다. 그런데 하차를 하는 순간, 하회마을 답사를 마친 사람들이 낯선 길을 이용해 돌아나오는 광경을 보게 되었다.
하회마을 답사자들은 한결같이 셔틀버스 정류소에서 왼쪽으로 난 도로로 접어든다. 그런데 오른쪽 길에서 사람들이 무리를 지어 나오는 것이었다. 예전에 왔을 적에도 그런 사람들이 있었을 법한데 그때는 어째서 못 보았을까. 고은의 시처럼 '올라갈 때 못 본 그 꽃 / 내려올 때 보았네'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