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개 여행사이트별 영문 국호 표기 현황호텔스닷컴과 이지젯, 유로스타, 메가버스 등 유럽 여행을 준비할 때 자주 이용하는 숙박, 항공, 철도, 버스 사이트 21개를 선정했다. 그리고 각 사이트에서 한국 영문 국호를 어떻게 표기하고 있는 지 조사해봤다.
이혜리
그럼 다른 국가는 어떨까? 자체적으로 호텔스컴바인, 이지젯, 유로스타 등 21개 대표적인 여행 웹사이트를 조사했다. 다른 국가는 예외없이 국호 표기가 통일돼 있었다. 우리와 마찬가지로 국호에 'Republic of'를 사용하고 있는 체코의 경우에는 Republic of Czech라 명시돼 있었다.
기자는 문제 해결을 위해 21개 여행 웹사이트에 문의 메일을 보냈다. 이 문제에 공통적으로 공감을 표했으며 논의해보겠다는 의견을 보내왔다. 이후 유럽 저가 항공 사이트인 이지젯에서 국적과 휴대폰 국가 번호 표기를 'korea, republic of' 로 통일 시킨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이에 대해 국제법을 전공한 유광혁 전 서울여대 교수는 기자와 한 서면 인터뷰에서 "'글로벌 사회에서 우리나라를 지칭하는 이름이 혼용되고 있다면 통일을 기할 필요가 있다"면서 "또한 국가차원에서 검토가 필요한 사항이다"라고 말했다.
정부 관련 부처에 문제 제기 연락을 취했다. 하지만 답변을 받는 데까지 2주가 넘는 시간이 걸렸다. 국호를 담당하는 부서가 존재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먼저 문화체육관광부(이하 문체부) 내 해외문화홍보원에 5월 초 연락을 취한 뒤 메일을 보냈으나 19일이 돼서야 "담당이 아니"라는 답만 돌아왔다.
5월 18일 국가 브랜드를 담당하는 외교통상부 공공외교정책과로 연락했다. 또 다시 담당 업무가 아니라며 다시 문체부와 연결시켜줬다. 돌고 돌아온 원점에서 몇 차례 전화 끝에 18일 문체부 해외홍보외신협력과(이하 해홍)로부터 "담당 부서는 아니지만 각 사이트에 '협조 공문' 정도는 발송할 수 있다"는 답변을 받았다.
하지만 며칠 뒤인 21일 해홍에서는 "해외 민간 기업에 대해선 국가가 공식적 변경을 요청할 수 있는 근거가 없는 점"을 들어 공문이 수신되지 못했음을 알려왔다. 정부 측에선 국호 문제를 인식했더라도 제대로 된 대처를 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각 사이트에 국가를 대표하는 영문 국호 표기의 혼재는 웹사이트의 오류로 치부할 수 있는 문제는 아니다. 이는 국제 사회와 발맞추려는 국가에게 치명적인 결함일 수 있다. 이에 대해 김두진 고려대학교 교수(국제학 전공)는 지난 5월 7일 기자와 한 인터뷰에서 "국호 자체는 나라의 국격을 나타내기에 굉장히 중요한 사안이다"라고 덧붙였다.
정부는 더 이상 국호에 무심해선 안 된다. 국호는 국가적 정체성이 투영돼있는 국가의 이름이다. 결국 국호가 혼재돼 사용되고 있다는 것, 이는 국민의 국가적 자부심을 떨어뜨리는 것은 물론, 국가적 경쟁력에까지 영향을 미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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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사이트서 '영문 한국' 찾기, 복잡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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