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수필집을 어머니께 제일 먼저 드리다~'그냥' 제 곁에 계시기에 가능한 일이지요~
김순희
이유야 어찌되었든, 그 과정이 또 어떻게 지나왔든지 간에 저의 첫 수필집을 그렇게 오랜 시간을 뒤로하고, 제게 큰 기쁨을 안겨주었고, 한편으론 더 열심히 해야겠다는 다짐과 책임감을 가지게 했습니다. 많은 사람들에게 일일이 책을 다 드리지는 못했지만 언니와 오빠들에게는 한 권씩 드리기로 했습니다. 일일이 사인을 해서 고향집에 두고 왔습니다. 그리고 지난달에 우연히 스마트폰에 <청송댁가족이야기> 라는 이름으로 밴드 하나를 만들었습니다. 어머니를 제외하고 오남매의 가족구성원이 모두 초대되어 가족이야기를 주고받고 있었습니다.
'사랑하는 가족여러분, 드디어 이번에 김순희 첫 수필집이 나왔어요. 10년 넘게 오마이뉴스에 썼던 엄마와의 사는 이야기를 새롭게 엮은 책입니다. 담에 고향집에 가면 책을 드리겠습니다. 글쓰기를 좋아하는 막내동생의 꿈! 축하해주시고, 더 열심히 글을 쓰고 살아갈 수 있도록 격려해주세요~표현은 없지만 그래도 정 많은 우리가족이 있어 행복합니다~언니, 오빠, 형부, 올케언니~그리고 자랑스런 나의 조카들~우리신랑~무엇보다 우리 김계숙여사님께 이 기쁨 나누고 싶습니다~'왠지 쑥스럽기도 하고 해서 고민하다 결국 책 출간 소식을 올렸습니다. 일일이 전화를 한다면 더 하지 못할 말들을 이렇게 글로 한꺼번에 하고 보니, 스마트폰이 있어 그리고 이런 밴드라는 공간이 있어서 참 좋다, 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글을 올리자마자 댓글에는 언니, 형부, 조카들의 따뜻하고 고마운 축하 글이 올라왔습니다. 평소라면 서툴렀을 일이지만 이런 공간에서는 참으로 자연스러운 표현들이 많이 나왔습니다. 더군다나 '장하다, 우리동생'이란 글귀는 아직도 저의 마음속에 꼭 남았습니다.
이렇듯 저의 첫 수필집이 출간되고, 여기저기서 축하의 메시지를 전해 듣고, 받고 있습니다. 이 모든 것이 꿈이 꿈으로 머문 게 아니라 꿈이 현실이 되었기에 더 뜻깊은 것 같습니다. 처음 밴드를 만들면서 마음 한 곳에 가시처럼 박혀 있던 것이 있었는데, 따로 책을 챙겨놓았음에도 불구하고, 아주 오랫동안 서먹했던 큰오빠는 제일 먼저 서점에서 책을 구입해 인증샷으로 밴드에 올렸습니다. 물론 올케언니를 통해서이긴 하지만 그 마음이 전해졌습니다. 그 전날, 오빠는 모처럼 전화까지 했었습니다. 그동안 고생했다고, 이루고 싶었던 꿈을 이루어서 축하하고, 앞으로 계속 좋은 글 많이 써서 책 많이 내라고, 그렇게 오빠마음을 담은 몇 마디를 해주었습니다.
서먹했던 큰오빠와 사이에 있던 아주 오래된 묵은 체증이 가시는 듯 행복했습니다. 내게 있어 이 책 한 권의 의미는 무엇일까 생각해봤습니다. 첫 수필집 '내사 핸드폰 없이는 몬살겠다'는 10년 넘게 써온 '오마이뉴스 사는이야기'의 결과물입니다. 처음 책을 내겠다는 생각으로 썼던 것은 아니지만 시간이 흐르고, 이렇게 세월이 지나서 되돌아보니 그 시간들이 소중하게 여겨집니다. 그리고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역사가 되었습니다. 그때의 아련한 기억과 추억들이 새롭게 모든 사람들에게 스며들고 있습니다.
저의 첫 수필집을 내기 위해 아낌없는 조언과 도움을 준 남편이 고맙고, 그리고 부담 없이 담담하게 글을 읽어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하다는 것과 '오마이뉴스 사는이야기'에서 제가 사는 소소한 이야기들을 재미있게 읽을 수 읽도록 해주신 오마이뉴스에게 고마움을 전합니다. 그리고 우리 김계숙 여사님이 앞으로 저와 더 재미있는 일상의 소소함을 함께 했으면 좋겠습니다. 앞으로 10년, 20년이 지나 또 다른 감동의 이야기를 엮을 수 있는 기회를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어머니, 내 생애 그 누구보다 감사하고, 고맙습니다, 저에게 꿈을 잃지 않게 '그냥' 계셔 주셔서 고맙심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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