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체국 앞에서 꽃 줍기
최종규
우체국에서 편지를 부친 뒤 어디로 갈까 하고 생각하다가, 큰아이한테 묻는다. "바다에 갈래? 아니면 골짜기에 갈래? 옷은 챙겼어." "음, 바다에." "그러면, 모래 있는 바다에 갈까, 돌 있는 바다에 갈까?" "돌? 아니, 모래 있는 바다에."
모래 있는 바다에 가기로 하면서 자전거를 달린다. 면소재지를 벗어나서 봉산마을 앞 언덕길을 오른다. 이때에 다른 생각이 하나 든다. 모래 있는 바닷가는 그동안 우리가 늘 다니던 발포 바닷가만 있지 않다. 다른 모래밭 바다도 있다. 그래, 오늘은 이제껏 안 가 본 바다를 가 보자. 이쪽도 저쪽도 모두 바다인데, 늘 가는 바다 말고, 새로운 바다를 찾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