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라니 발자국.
성낙선
연꽃은 참 부지런한 꽃이다. 해가 뜰 무렵에 꽃잎을 열기 시작해, 오후에 들어서는 조용히 꽃잎을 닫기 시작한다. 그러니 생생한 얼굴로 활짝 피어 있는 연꽃을 보려면, 아침부터 일찍 서두를 필요가 있다. 올해 서오지리 연꽃단지에 연꽃이 만개하는 시점은 7월 중순경으로 예상된다. 8월로 넘어가면, 꽃잎이 피는 개체보다는 시드는 개체를 더 많이 보게 된다.
메르스로 나라 안이 온통 침통한 분위기다. 불안한 소식들로 마음이 뒤숭숭하다. 이런 때, 연꽃이 피기 시작했다는 소식이 작은 위안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연꽃을 물끄러미 바라보고 있으면, 깨끗하고 순수하고 맑은 기운이 느껴진다. 더불어 자연의 강한 생명력을 느낄 수 있다. 혼탁하고 어지러운 마음을 치유하는 데 연꽃도 하나의 약이 될 수 있다는 생각이다.
서오지리 연꽃단지를 찾아가는 길이 조금 애매하다. 이곳 연꽃단지는 일명 '건넌들'로 불린다. 그런데 길 위에서 표지판을 찾는 일이 쉽지 않다. 연꽃단지를 찾아가려면, 먼저 '연지사'라는 절 이름을 찾아보는 게 좋다. 연지사를 오른쪽으로 에돌아 내려가면 차 한 대가 겨우 지나다닐 수 있는 다리가 나온다. 그 다리를 건너면, 그곳이 바로 서오지리 연꽃단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