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개를 훔치는 완벽한 방법> 표지놀 제공
황왕용
바바라 오코너가 쓴 <개를 훔치는 완벽한 방법>에 나오는 구절이다. 영화로 더 유명해진 이 책은 삶을 반추해보는 계기를 준다.
주인공 '조지나'는 갑작스레 아빠가 사라지고, 엄마와 동생 토비와 함께 차에서 생활하는 부랑자 신세다. 친구들과도 멀어지고, 자신의 신세가 한탄스럽기 그지없는 '조지나'는 물이 나오고, 편하게 쉴 수 있는 집을 구하고 싶어한다. 하지만 집을 구하기 위해 얼마가 필요한지도 모르는 조지나가 어느 날 우연히 본 전단지, 잃어버린 개를 찾아주면 500달러를 준다는 내용이 사건을 만든다. 하지만 너무 오래 지나버린 전단지였다.
조지나는 집을 구하기 위해 돈을 벌기로 한다. 초등학생인 조지나가 돈을 벌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잃어버린 개를 만드는 것이었다. 그러기 위해 '아이다운 치밀함(?)'을 보인다. '개를 훔치는 완벽한 방법'이라는 노트를 만들어 단계별로 과정을 적어나가는 깜찍함이 이 소설을 읽는 재미를 더한다.
실제로 돈이 많아 보이는 위트모어가의 개를 훔치지만, 개의 주인은 조지나의 생각과 다르게 15달러를 지불할 수 있을 정도로 가난했다. 개를 훔쳐도 주인이 전단지를 붙이지 않아 직접 주인을 찾아가는 대범함까지 보인다. 주인과 이야기를 나누면서 생기는 심리적인 갈등이 연민이나 불쌍함이 아닌 유쾌함 또는 건강함으로 다가온다.
개를 숨긴 곳에서 '무키' 아저씨를 만난다. 숲 속에서 손가락이 세 개밖에 없는 아저씨를 만나면 도망칠 법도 하지만, 조지나는 집 없는 우울함 대신 세상을 향해 소리칠 수 있는 캐릭터이기에 무키 아저씨를 피하지 않는다. 무키 아저씨는 훔친 개 윌리와 함께 정어리를 나눠 먹고 있었다. 무키 아저씨는 처음부터 알았을까? 조지나의 '개를 훔치는 완벽한 방법'을?
하지만 무키 아저씨는 모른 척 지켜봐 준다. 그는 조지나를 경찰서로 데려다주는 대신 뒤에 남긴 삶의 자취를 맞닥뜨리게 해준다. 그리고 앞에 놓인 길을 바르게 가기 위해서는 살아온 인생이 중요하다는 것을 알려준다.
조지나는 훔친 개를 어떻게 했을까? 그리고 계속 차 안에서 잠을 자는 신세일까? 마트, 주유소, 맥도날드 등에서 씻고, 차에서 잠을 자지만 자신의 운명을 개척하기 위해 세상을 향해 소리치는 조지나의 앞으로의 인생이 궁금해지는 책이다.
함께 보고 싶은 책1. 미셸 깽 <처절한 정원>
교사가 직업인 아버지는 주말마다 어릿광대짓을 한다. 그런 아버지가 죽도록 싫고, 밉다. 아버지는 과거의 삶의 자취 때문에 어릿광대짓을 멈출 수가 없다. 1940년대 레지스탕스로 참가했던 아버지의 삶은 어떠했을까? 바바라 오코너가 만들어 낸 조지나의 선택과 비교해본다면?
2. 이문영 <사마천, 아웃사이더가 되다>
한무제 시대, 사마천은 태사령이라는 직책의 관직을 맡고 있었다. 천문을 관측하고, 역사를 기록하는 역할이었다. 그러던 중 '이릉의 화'로 인해 감옥에 갇히게 된다. 상황이 나빠져 사형에 처하게 된 사마천은 <사기>라는 역사서를 위해 궁형(사형을 면할 방법, 남자의 성기를 잘라내는 형벌)을 선택하게 된다.
조지나라면 어떤 선택을 하게 될까?
개를 훔치는 완벽한 방법
바바라 오코너 지음, 신선해 옮김,
놀(다산북스),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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