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하도의 소나무 숲. 이 솔숲에 이순신 장군을 기리는 모충각이 자리하고 있다.
이돈삼
섬에 이순신 장군 유적지가 있다. 아름드리 솔숲에 들어앉아 있다. 명량대첩을 승리로 이끈 이순신이 1597년 10월 29일부터 이듬해 2월 17일 고금도로 옮기기 전까지 107일 동안 머물렀다. 여기에서 군량미를 확보하고 전열을 가다듬으며 일본군과의 전투를 대비했다.
'서북풍을 막아주고, 전선을 감추기에 아주 적합하다. 섬 안을 둘러보니 지형이 대단히 좋다. 그래서 머물기로 했다.'
이순신이 〈난중일기〉에 쓴 고하도 부분이다. 고하도는 전략적으로 요충지였다. 섬의 둘레 12㎞에 불과하지만 '명량대첩'의 현장인 울돌목으로 통하는 바닷길에 자리하고 있다. 제주도로 가는 길목이기도 했다.
이순신은 만약 이곳이 무너지면, 호남의 곡창지대를 흐르는 영산강을 일본군에게 내어주는 결과를 초래할 것으로 봤다. 작은 섬 고하도를 통해 영산강과 호남을 지키고 나아가 조선을 지키려했다. 고하도가 조선의 파수꾼 역할을 담당한 셈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