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리밭간혹 키가 조금씩은 큰 것들이 있다. 그것들이 보리밭의 모델들이기도 하다.
김민수
지난 5월 19일, 그곳은 풋풋한 풀내음이 퍼지는 청보리밭이었다.
그리고 보름여가 지난 6월 5일, 청보리밭은 어디로 가고 황금보리밭 사이사이 푸른 빛이 남아있을 뿐이다. 풋풋한 풀내음은 사라지고 잘 마른 짚의 냄새가 난다.
보리추수를 하면 머지않아 햇보리밥 배부르게 먹을 수 있었다.
보릿고개를 넘어야 할때면 산야에서 이런저런 열매나 꽃이나 나물로는 배가 채워지지 않았다. 조팝나무, 이팝나무를 보면서 쌀밥 한 그릇 배 터지게 먹고 싶은 것이 꿈이 었을 정도로 배고픈 시절이 있었다.
여름이 되기 전, 5월 어간 혹은 6월 초에 익어가는 황금빛 보리밭은 환상이었다.
가을에나 볼 수 있는 누런 황금물결을 앞당겨보는 것, 보리추수를 하고 그제서야 꽁보리밥 고추장에 온갖 푸성귀에 들기름 넣고 썩썩 비벼 먹던 맛, 모두가 환상이었지만, 이젠 추억의 단편이다.
저작권자(c) 오마이뉴스(시민기자),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탈자 신고
자연을 소재로 사진담고 글쓰는 일을 좋아한다. 최근작 <들꽃, 나도 너처럼 피어나고 싶다>가 있으며, 사는 이야기에 관심이 많다.
기사를 스크랩했습니다.
스크랩 페이지로 이동 하시겠습니까?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