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두방 아저씨 책수레 단골인증 현장
김동규
"제가 신용불량자 해봐서 아는데..." 이래 저래 함께 수다떨다가, "무자격 금융 상담, 노동 상담 말고 카페에서 진짜 법률 상담, 노동 상담도 합니다. 카페로 한번 시간될 때 오시라", " 바쁘면 전화 상담이라도 하라"며 버스 종점 길거리 수다를 아름답게 마감했다. 아저씨는 조선왕조실록 18권 빌려갔다. 노동과 마을의 소박한 합체. 왠지 아파트 앞 마을버스 종점에서 이뤄질 듯한 느낌적 느낌이 온다. "다음주에 또 봐요" 인사 나누는데 가슴 한 쪽이 따뜻해진다.
이동 경로를 확대해 아파트 단지 내로 책수레를 끌고 들어갔다. 때마침 알뜰장터가 열려 책수레를 정차하고, 별로 한 일도 없는데 새참으로 잔치 국수, 열무 국수 한 그릇씩 먹었다.목요일마다 알뜰 장터가 열린다고 하니, 책수레랑 스케줄이 찰떡궁합이다. 다음주에 또 와야겠다.
영등포역 출입구쪽에는 책수레 단골 손님이 슬슬 생겨나기 시작했다. 구두방 아저씨는 책수레를 보자마자 지난 주 빌려 간 책을 반납하시고 또 책을 빌려가신다. 책 한 권은 너무 빨리 끝난다고 <조선왕조실록> 두 권을 빌려달라고 하신다. <조선왕조실록>이 20권까지니 구두방 아저씨는 두 권씩 해도 10주 동안 단골손님이 되시겠다. 고가 밑 과일 가게 아주머니는 책을 보라고 하면 손사래를 치더니, 오늘은 <미생>을 추천해드리고 1, 2권 같이 빌려드렸다. <미생>은 총 10권이다. 이렇게 책수레 봄수레 단골 손님을 늘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하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