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양 소쇄원, 보길도 부용동과 함께 호남 3대 정원으로 불리는 강진 백운동 별서정원이 관광명소화사업으로 인해 몸살을 앓고 있다. 백운동 별서를 휘감아 도는 계곡을 따라 추가 진입로를 내면서 계곡, 대나무숲 등이 원형을 잃었다는 지적이다. 사진은 백운동 별서 아래쪽 새 길의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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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진군청 측은 별서의 접근성을 높이기 위해 새 진입로 공사는 불가피했다는 입장이다.
2일 <오마이뉴스>와 만난 강진군청 문화관광과 관계자는 "기존 진입로는 대형버스가 접근하기 어려울 뿐만 아니라 주차공간이 협소해 (별서 위쪽) 새 진입로를 만들 수밖에 없었다"며 "별서 주변의 계곡과 원림은 하나도 건드리지 않았고, 문제가 됐던 진입로 곳곳의 물레방아, 인공 나무난간(데크), 인공 목교 등도 설치를 취소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번 공사를 준비하며) 보존과 개발 사이에서 많은 고민을 했다"며 "현재 공사가 진행 중이라 다소 정리가 안 된 모습이지만 추가로 수목을 하는 등 정리를 하면 좋은 관광 장소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반면 윤정준 '한국의길과문화' 이사는 3일 <오마이뉴스>와 한 통화에서 "세월이 만든 자연경관을 사람이 인공적으로 고치면서 백운동 별서정원이 가진 고즈넉한 모습이 깨졌다"며 "경관이란 게 면 전체를 봐야 하는데 이번 공사가 숲 전체 분위기를 깨고 오래된 정원의 맛을 없앤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이어 "새 길이 생겼으니 완전히 원형으로 돌아갈 순 없겠지만 최대한 길 폭을 줄이고 대나무가 자생할 수 있도록 복원 계획을 수립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백운동 별서는 조선시대 양반 이담로(1627~1701)가 만든 별장으로 12대를 이어 후손들이 살고 있는 곳이다. 특히 강진에 유배 중이던 다산 정약용이 그 경관에 감탄한 곳으로도 유명하다. 정약용은 백운동 별서와 주변 계곡·원림에 반해 제자 초의선사와 함께 시와 그림을 담은 백운청을 완성하기도 했다.
올해부터 2018년까지 총 89억 원의 예산을 들여 진행되는 '월출산권(백운동 권역) 관광명소화 사업'은 현재 1단계 사업이 진행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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