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장 선착순 아우가 선등으로 암벽을 오르고 있는 모습이다. 선등자는 앞에 안전 로프도 없다. 자신이 먼저 오르며 등반에 필요한 안전 장치를 하며 오른다.
윤도균
어떻게 할까? 올해 내 나이 72세인데, 인수봉 정상에 한 번 더 오를 수 있을까? 자꾸만 나도 모르는 사이 저울질을 하게 된다. 섣불리 도전했다가 만에 하나 실수라도 하면, 남의 회갑 기념 등반에 재 뿌리는 누가 될 것이 염려 되기도 한다.
더 걱정인 것은, '주책없는 늙은이가 객기부리다 일 저질렀다'는 비난의 소리를 들을 것만 같아 선뜻 나서기가 망설여진다. 동시에 '내 나이가 어때서? 인수봉 등반에 나이 제한이 있는 것 아니잖아?'같은 별에 별 생각이 다 든다.
내 비록 나이는 먹었지만, 아직 할 수 있다는 용기와 체력만큼은 자신한다. 내가 괜스레 너무 재는 것 아닌가 돌이켜 본다. 2년 전 선착순 아우 부부가 나를 위해 얼마나 고생을 하며 인수봉 정상에 오르는 영광을 안겨 주었는데, '사나이가 의리가 있지'란 생각을 하자 더 이상 생각이고 계산이고 할 필요를 느끼지 않았다.
에라, 무조건 '고'다. 죽기 아니면 까무러치기다. 죽고 사는 것은 모두 운명이고 팔자다. 죽을 사람은 인수봉 등반을 안 해도 죽을 수 있다. 내 성격이 도전을 무척 좋아하는 사람이다. 그래야 내가 살아있는 느낌을 갖게 되고, 직성이 풀리는 성격이다. 내가 가장 싫어하는 것이 늙은이고, 젊은이고, 맥 놓고 있는 것을 가장 싫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