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령군청과 유니슨(주)는 의령 한우산 능성을 따라 총 25기의 풍력발전기를 짓는 공사에 들어가자, 한우산풍력발전단지반대대책위 소속 주민들이 공사 현장에서 둘러 서서 '공사 중단'을 외치고 있다.
윤성효
한우산 능선 3.5km를 따라 750KW 풍력발전기 25기를 건설해 총 18.75MW의 전력(연간 3만 3860MWh)을 생산하는 사업이다. 경상남도 도시계획위원회가 지난해 12월 조건부 승인하고, 의령군이 지난 3월 토석 채취 허가를 내주었다.
주민들은 한우산풍력발전반대대책위원회를 조직했다. 주민들은 공사장에 천막을 설치하고 농성에 들어갔으며, 최근 며칠 사이 공사가 중단되었다.
주민들은 산사태 위험과 저주파, 소음 피해를 제일 걱정하고 있다. 주민들은 풍력발전단지 조성사업과 관련한 자료 공개를 요구하고, 산사태 위험 등에 대해 공정한 시뮬레이션을 해줄 것을 요구하고 있다.
태풍 매미 때 5명이나 죽었는데... 또 왜?지난 1일, 주민들은 농번기인데도 풍력발전기 15번 공사 현장을 지켰다. 주민들은 대부분 노인들이고, 80세, 83세, 84세 할머니도 있었다. 이날 이곳에 모인 사람들은 산사태 위험을 제일 걱정했다. 주민들은 2003년 태풍 '매미' 때 산사태로 5명이 죽는 일을 겪었다. 주민들은 당시에 했던 임도 개설 공사를 산사태 원인으로 보고 있다.
태풍 '매미' 때 남편을 잃은 박민자(72) 할머니도 현장에 함께 했다. 박 할머니는 울먹이며 당시의 기억을 떠올렸다. 박 할머니는 "그때 영감 나이가 64살이었다. 나도 물에 떠내려 가다가 겨우 살아났다"며 "그때 악몽이 아직도 남아 있는데, 지금 또 이런 걸 해서 어떻게 하겠다는 것이냐, 꼭 막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주민들은 박근혜 대통령을 비난했다. 한 주민은 "이전에는 임도에 공사용 차량은 이용할 수 없었는데, 박근혜정부 들어서서 규정을 바꾸었다. 대통령 지시면 무조건 다 바꾸느냐"고 말했다.
또 주민들은 산사태 위험과 소음 피해 등에 대해 철저하게 검증을 해야 하는데 업체가 낸 자료만 믿고 허가를 내주었다며 분통을 터뜨렸다. 한 주민은 "우리가 자료 공개를 요구해도 의령군청 등에서는 일부만 내놓고 있다"고 말했다.
80살 할머니는 "우리는 바라는 거 없다. 그냥 이대로 살게 해달라는 것 뿐이다"고 강조했다.
"이렇게 산을 파헤치는 것은 미친 짓"