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상이몽, 괜찮아 괜찮아> 방송 장면 방송 화면 갈무리
SBS
중딩들의 화장은 무죄…자기표현의 일부일 뿐
지연이나 은하, 민지는 물론 화장을 하는 대부분의 중딩들은 화장을 하면서 변신해가는 거울 속 자신의 모습을 보는 것이 행복하다고 말했다. 화장을 하지 않고 학교에 오면 무언가 어색하고 심지어 불안하기까지 하다고. 케이블 채널 방송에서 한 여자 연예인이 화장을 지운 얼굴을 두고 "정말 단두대에 올라가 있는 느낌"이라고 말한 것과 같은 심정을 이들도 느끼는 것이다. 이들은 밤마다 화장을 지우는 게 귀찮고 힘들며 화장품의 성분이 여린 자신들의 피부에 안 좋다는 걸 알기에 화장에 대한 두려움도 있다고 했다. 하지만 포기할 수는 없다고 했다.
실제로 2015년 3월 '여중고생의 피부 및 메이크업이 심리적 안녕에 미치는 영향'이라는 숙명여대 원격대학원 향장미용 전공 석사 학위 논문에 따르면 "학생들은 화장 후 얼굴에 대한 만족감이 높을수록 자아수용, 긍정적 대인관계, 자율성, 개인적 성장 등 심리적 안녕감 또한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 논문을 좀더 살펴보면 5명중 4명꼴로 중딩 때 대부분 화장을 시작하며 매일 화장(36.9%)을 하거나 주3회 이상 화장(26.4%)을 하는 비율도 높았다. 이를 단순 종합하면 약 63.3%의 여중고생들이 주3회 이상 매일 화장을 한다는 결론이 나온다. 이 설문은 중3~고2 여중고생들만을 대상으로 하고 있고, '화장'의 정의를 "스킨이나 로션, 선크림과 같은 기초 제품을 제외하고 파운데이션이나 파우더 마스카라 등 '메이크 업' 제품을 쓰는 경우"로 제한했다. 여기에 중1~중2를 포함하고 화장의 정의를 확장하면 사실상 거의 모든 여중고생들이 화장을 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하루 종일 수업 시간에 책상 위에 거울을 꺼내 놓고 앉아 '거울아, 거울아, 세상에서 누가 제일 예쁘냐'만 속으로 묻고 있거나, 머리카락을 한 올 한 올 어루만지며 정전기가 일어나 머리카락이 곤두서도록 수시로 빗질을 하거나, 헤어롤을 말아 혹처럼 달아놓고, 화장품파우치를 열어 하얗게 하얗게 얼굴을 변신하는 모습도 이제는 교실에서 낯선 풍경이 아니다.
시중에는 이미 오랜 전부터 10대 전용 화장품과 중고생용 화장품 브랜드가 나와 있었고 입학과 졸업 선물로 화장품을 선물하는 부모나 형제, 친척들도 있다. 아무리 저렴한 10대 전용 화장품이라고 해도 중학생으로서는 비용 부담이 크기 때문에 주로 세일할 때 구입을 많이 하는 편이다.
이들이 사용하는 화장품 목록을 물었더니 스킨과 로션은 기본. 여기에 썬크림, 에센스, 수분크림, 미스트, 프라이어(모공 채우는 크림), 비비크림, 시시크림, 파운데이션, 팩트(파우더 종류), 컨실러(잡티 가리기), 블러셔(볼터치), 기름종이, 셰딩(턱 작게), 하이라이터(콧대 높이기용), 아이브로우 펜슬(눈썹그리기), 아이섀도(눈두덩), 아이라이너, 아이스틱(애교살), 마스카라, 뷰러(눈썹집게,'속눈썹을 말아 올리는 데 사용하는 기구'), 립스틱, 틴트, 쌍거풀액(줄여서 '쌍액'), 쌍꺼풀 테이프(줄여서 '쌍테'), 팩, 핸드크림, 써클렌즈, 립밤, 각질제거용 스크럽제와 화장 지우는 용품 등이 있다고 대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