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덕산 신평리미륵불도로변에 근접하여 하반신이 대부분 매몰된 채로 기울어져 있다.
정월 보름이 되면 미륵에 치성을 드리거나 소원을 빌었다고 한다.
이기웅
덕산읍내리 미륵불의 경우 건축물 옆에 울창한 울타리 속에 숨겨지듯 방치돼 주민도 찾기 힘든 실정이다. 최근 우리 것을 찾는 답사객이 문헌에만 남아 있는 미륵불에 대한 기록을 찾아 덕산을 제법 찾는 편이지만 안내판도 없어 미륵불을 찾는 답사객이 발길을 돌리게 하는 요인이 되고 있다. 우리의 소중한 문화재가 푸대접을 받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문제를 답사객이나 지역 주민이 민원과 대안을 제기하며 예산군에 보호 조치를 요구했으나 관계 당국은 무성의한 태도로 일관하고 있다. 표본조사를 통한 최소한의 향토 문화재 지정을 위한 행정 절차가 이뤄지지 않고 있는 것이다.
인근에 있는 신평리 미륵불의 경우도 별반 다르지 않다. 길에서 멀리 떨어져 있던 미륵불은 도로확장으로 높아진 아스팔트 도로변에 기단의 하부가 매몰돼 있어 정확한 크기나 미륵불의 하부 조각에 대해서는 확인할 수 없다. 또한 주변에 대형 건축물이 들어서고 자동차 통행이 많아져 찻길 옆에 위치하고 있어 차량 사고라도 있을 경우 파손의 우려도 있어 대책이 필요하다는 게 지역 주민들의 의견이다.
덕산 지역 주민과 가야산역사문화연구회는 두 개의 미륵불을 덕산 지역의 국유지에 작은 공원을 조성해 이전하거나 전시 공간 확보가 가능한 가야사지와 상가리미륵불공원에 전시할 수 있는 공간을 확보해 보존하면서 향토 자산으로 미륵불을 알리고 활용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덕산의 두 개 미륵불에 대한 역사와 학술적으로 검증되지 않은 유적이지만, 지역의 향토 자산으로 활용하는 차원에서라도 이전하거나 당연히 보호각을 세워 봉안하고 보존해야 한다는 것이다.
미륵불은 가야산 일원에 30여 개 남아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내포지역의 특히 가야산 지역의 불교와 민간신앙 상징물인 미륵불은 가야산을 옛길을 중심으로 상가리 미륵불과 여미리 안국사지와 용봉산과 해미 지역에 미륵불이 있으며 특히 가야산은 180여 개의 폐사지가 있다. 가야산에 많은 미륵불을 통해 불교를 비롯한 민간 신앙과 문화 중심지였음을 단적으로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덕산 지역은 전국 최고의 밀도를 자랑하는 문화재를 보유한 백제 역사의 보고다. 특히 가야산 상가리 지역에 많이 분포한 지정 및 비지정 석조 문화재를 전시할 수 있는 야외 전시 공간을 가야사지에 조성해야 한다는 의견이 설득력을 더해주고 있다.
가야산 지역은 고려시대 석조 유적이 많이 있고, 화전리사면석불(보물 제794호), 삽교보살입상(보물 제508호)과 상가리귀부와 상가리 미륵불(문화재자료 제182호)의 경우 예술적인 가치도 아주 높다. 가야산 지역에서는 가정에서도 미륵불을 찾아 재를 지내고 있어 미륵불은 지금도 마을 지킴이 역할을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