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표지박홍희의 〈암에 걸린 사람들〉
가쎄헬스
서울의 대형병원에 근무하는 의사들이 환자를 진찰하는 데 사용하는 시간이라고 하죠. 30일을 기다려 30초 진료를 받는다는 이야기. 한 마디로 컨베이어 벨트식 진료를 받는 셈이겠죠. 이게 다 거짓은 아닐 것입니다. 벌써 그런 진료를 받아 본 환자들은 누구라도 공감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왜 굳이 그런 이야기를 하는 걸까요? 암 환자들을 대하는 의사의 태도가 그만큼 중요하다는 뜻입니다. 1980년대 수 많은 암 환자를 고쳐준 것을 유명한 <神藥>의 저자 김일훈(1909-1992) 선생이 그랬다고 하죠. 암 환자들이 찾아오면 그는 마음에 담고 있던 한(恨)까지 다 털어낼 수 있도록 그들의 마음을 모두 보듬어 안았다는 것입니다.
이 책에서 암의 두 번째 원인, 그리고 그걸 치유할 해결책으로 제시한 게 바로 그것이죠. 암은 음식의 독소도 원인이지만, 마음에 쌓인 울화병도 더 큰 암의 원인이 된다는 것 말이죠. 가정과 직장에서 받는 스트레스가 그만큼 암으로 발전한다는 것이죠. 그 마음들을 죄다 쏟아낼 수 있도록 의사는 깊이 들어주는 게 중요하다는 뜻입니다.
그렇다면 암 치료 과정에서 홀로 외롭게 치료하는 건 결코 도움이 안 되겠죠. 수다를 떨며 이야기할 벗들을 많이 두는 게 좋겠죠. 또한 이 책에서는 암 부위 절제 이후 독한 약물보다는 자연 친화적인 과정을 택하는 게 좋다고 조언하죠. 들판의 풀처럼 그냥 '내버려 두듯' 걱정 없이 자연과 벗하며 사는 자세 말이죠.
"당신이 만약 암 5년 완치 판정을 받았다면 앞으로 걱정 없이 50년을 더 살 수 있다는 얘기가 아니라, 겨우 살아남았다는 의미로 받아들여야 한다. 재발이 되어 또다시 몸의 면역력이 깨지고 균형을 잃는다면, 그땐 다시 일어나는 일이 결코 쉽지만은 않기 때문이다."(200쪽)이른바 자연과 벗하며 사는 이들이 많은 경우 호전되는 경우가 있는데, 바로 그때 잊지 말라고 당부한 내용입니다. 암 치료 중일 때에는 초심을 잃지 않는 자세가 그만큼 중요하다는 뜻입니다. 초심을 잃는 순간 암은 재발하고, 결국 자만에 빠지다가 생의 종국을 고하게 된다고 하죠.
나도 모르는 사이에 내 몸에 암이 생길 수 있는 시대로 접어들었습니다. 그만큼 도심은 오염이 심하고 온갖 공해와 소음이 들끓고 있고, 회사에서는 경쟁 때문에 가정에서는 자녀들 학업과 직장 취직 때문에 온갖 스트레스에 시달리는 사회죠.
이런 때에 먹는 것도 과유불급하지 말고 될 수 있는 한 독소가 없는 채식 위주의 식 생활을 만들면 좋겠죠. 더욱이 누군가와 수다를 떨면서 온갖 스트레스를 날려버릴 수 있는 친구도 많이 사귀면 좋겠죠. 혹시라도 암에 걸렸다면 그저 늙어가는 하나의 '노화 현상'으로 받아들이고, 자연 속에서 내버려둔 채 살아간다면 더욱 좋다고 하니, 이 책을 참조하면 좋겠습니다.
암에 걸린 사람들
박홍희 지음,
가쎄(GASSE), 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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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확한 기억력보다 흐릿한 잉크가 오래 남는 법이죠. 일상에 살아가는 이야기를 남기려고 하는 이유도 그 때문이에요. 사랑하고 축복합니다. 샬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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