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은 모두 의사의 처방에 따라 복용해야한다.
환자단체연합회
우리나라는 국민건강보험이 있어 대부분의 국민은 약값에 부담을 느끼지 않는다. 일주일치 약을 지어 효과가 없으면 한 주치를 더 지어먹으면 된다. 질보다 양으로 승부한다. 그래서 불규칙한 식사만큼이나 불규칙한 약 복용이 흔하게 이뤄진다.
최근 의약업계의 최대 화두는 한 달치 약값이 천만 원에 육박하는 고가의 항암제들이다. 한 알로 치면 17만 원. 다행인 것은 약의 효능 역시 가격에 어울릴 만큼 뛰어나다는 점이다. 하지만 이런 효능이 언제나 100% 발휘되는 것은 아니다.
한 시간 단위로 치밀한 복용을 하지 않고는 좋은 효과를 기대하기 힘들다. 우리 모두 언젠가 상상도 못할 가격의 약을 먹게 될 수 있다. 지금이라도 정확히 시간을 엄수해 복약하는 습관을 기른다면 언젠가 우리에게 큰 도움이 될지도 모른다.
아차! 헷갈릴 때마다 아찔한 경험의 반복김태완(60, 가명)씨는 15년 전부터 고혈압 약을 복용하고 있다. 그는 매번 1회분의 약 봉투마다 날짜와 시간을 적어놓아 항시 정확한 시간을 지켜 복약을 하고 있다. 하지만 이런 습관이 처음부터 있었던 것은 아니었다. 몇 번의 아찔한 경험을 통해서 얻게 된 기술이었다.
처음에는 꼬박꼬박 약을 제 시간에 복용했다. 그런데 매일 똑같이 생긴 약 봉투를 뜯다 보니 기억이 헷갈리기 시작했다. 한번은 어제의 기억을 오늘의 것으로 착각하고 복약을 거르고 말았다. 무언가 빼먹은 듯 찜찜했지만 대수롭지 않게 여겼다. 복약을 놓쳤더라도 겨우(?) 고혈압 약이라 괜찮을 것 같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저녁이 되자 몸이 급속히 처지기 시작했다. 쓰러질 만한 상황은 아니었지만, 도저히 쉬지 않으면 안 될 것 같은 상황이었다. 집으로 운전하며 돌아오는 길에 깜빡깜빡 졸음까지 오면서 위태로운 귀가 상황이 이어졌다. 겨우 주차를 마치고 집에 들어와 누웠을 때 복약을 걸렀다는 것이 기억났다. 하지만 이후로도 이 같은 상황은 1년에 한두 번씩은 반복됐다.
위의 사례는 가장 일반적으로 일어나는 '복약 깜빡하기' 사례이다. 다행히 이 환자는 현재는 올바른 복약을 하고 있다. 하지만 돌이켜볼 기회조차 없었던 사례도 존재한다.
권동완(56, 가명)씨는 만성골수성백혈병을 진단 받고 1차 치료제로 표적항암제를 하루 4알씩 8개월 동안 복용해왔다. 담당의사는 중간 검사결과를 보고 "치료성적이 아주 좋다"고 했다. 그런데 그 말을 들은 권씨는 엉뚱한 생각을 했다. '4알 먹어서 효과가 이 정도면 2알만 먹어도 버틸만 하겠네'라고 여긴 권씨는 스스로 복용량을 두 알로 줄여 5개월 동안 복용했다.
그 선택의 결과는 권씨의 예상과 너무 달랐다. 약에 대한 내성이 생기면서 백혈병의 진행상태가 나빠졌다. 어쩔 수 없이 의사는 2차 치료제로 처방을 변경했다. 하지만 환자는 새로운 약의 부작용을 견디지 못하고 복용을 중단해 끝내 사망에 이르렀다.
이 두 사례는 결과는 상반되지만 한 가지 공통된 교훈이 있다. 약이 사람을 살리는 데는 약을 제조한 사람의 노력만큼 먹는 사람의 노력도 필요하다는 이야기다.
'복약 순응', 앱이 도와드려요!'복약 순응도'는 환자가 약물 복용 시 처방에 잘 따르는 정도를 말한다. 환자가 의사의 처방에 '비순응'할 결우 치료 효과가 반감되고 해당 질병으로 야기될 수 있는 관련 합병증이 쉽게 생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