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박한 칼국수 한 그릇에서 어머니의 손맛이 오롯하게 느껴진다.
조찬현
날달걀 한 개를 깨트려 넣자 칼국수 면이 완성되었다. 빛바랜 양은냄비에서 훈김과 함께 숱한 세월이 몽실몽실 피어오른다. 시장기를 속이려 '후루룩~ 후루룩~' 면발을 넘겼을 그 허기진 세월이 주마등처럼 스쳐간다. 흘러간 세월만큼이나 진득한 육수 맛은 우리네 고향의 맛이다. 소박한 칼국수 한 그릇에서 어머니의 손맛이 오롯하게 느껴진다.
가게 문을 연지(1967년) 48년의 세월이 흘렀다. 당시 칼국수 한 그릇의 가격은 48원이었다. 짜장면 한 그릇에 20원 하던 시절이었으니 칼국수의 존재가 짐작이 가고도 남음이 있다. 노부부(80.이희주)가 운영하는 이곳, 이제 2년만 지나면 반세기다. 오직 한길을 걸으면서 칼국수 하나로 이곳을 지켜왔다. 지금이야 몇 가지 메뉴가 더 추가되었지만 칼국수의 인기는 여전하다.
"48년 전 칼국수 한 그릇에 48원이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