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 오전 광주 국립 5·18 민주묘지에서 열린 제35주년 5·18 민주화운동 기념식에
국무총리 직무대행 자격으로 참석한 최경환 경제부총리가 헌화·분향한 뒤 자리로 향하고 있다. 최정길 5·18민주묘지관리소장(오른쪽)은 이날 기념식에서 5·18 3개 단체와 광주지방보훈청장을 대신해 경과보고를 했다.
남소연
일단, '정치인 총리'를 택할 가능성은 낮다. 그동안 최경환 경제부총리, 황우여 교육부총리, 이주영 전 해양수산부 장관, 오세훈 전 서울시장, 김문수 새누리당 보수혁신위원장, 박준영 전 전남지사, 한광옥 국민대통합위원회 위원장 등이 '정치인 총리'로 하마평에 올랐다. 새정치민주연합 소속 이석현 국회부의장은 이날 "대통령이 여권에 마땅한 인물이 없으면 진영을 뛰어넘어 야권과 시민사회에서 찾아보는 발상의 전환도 고려해보라"라며 정계를 은퇴한 손학규 새정치연합 상임고문을 추천하기도 했다.
이 중 가장 높은 점수를 받은 이는 최경환·황우여 부총리, 이주영 전 장관 정도다. 이들은 이미 인사청문회를 거친 바 있고 박 대통령의 국정철학도 공유할 수 있는 친박 인사로 분류되기 때문이다.
그러나 총선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점이 관건이었다. 박 대통령은 이제 반환점을 돌아 임기 후반전을 준비하는 상황이다. 이 상황에서 새 국무총리가 조기에 자리를 이탈할 수 없는 셈이다. 이름을 올린 이들도 내년 총선에 보다 신경 쓰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최 부총리는 지난 11일 오찬 간담회에서 "본의 아니게 총리가 사퇴하는 바람에 긴 타이틀의 사나이가 됐다, 한 가지도 제대로 못하는 사람이 여러 가지 하다 보니 아주 죽을 지경"이라고 말했다. 우회적으로 더 이상 '공직'을 맡지 않고 국회로 복귀하고 싶다는 뜻을 내비친 것으로 해석됐다. 그는 지난 2일 기자간담회에서도 "소임을 빨리 마치고 정치판에 다시 가야 맞지 않겠나"라고 말한 바 있다.
황우여 부총리도 공식적으로는 국무총리'행'을 부인하고 있다. 그는 지난 6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혹시 총리로 가시나"라는 박지원 새정치연합 의원의 질문에 웃으면서 "아니다, 지금 현안도 많고 장관으로서 할 일 열심히 할 뿐"이라고 답했다. 박 의원이 "총리로 가시면 다음 총선 출마 못 하시지 않냐"라고 거듭 물었을 때도 "아직 그 부분은 생각해 본 적 없고 아직 아무런 얘기가 없다"라고 답했다.
무엇보다 '정치인 총리' 가능성을 낮춘 것은 최근 박 대통령이 강조하고 있는 '정치개혁' 때문이다. 박 대통령은 '성완종 리스트' 파문 이후 연거푸 '정치개혁'을 주장했다. 즉, 차기 총리는 '정치개혁'을 주도해야 할 위치에 서는 셈이다.
그런데 이 전 총리는 '부패 척결'을 주창했다가 도리어 본인의 불법 정치자금 의혹으로 사퇴했다. '정치인 총리'가 주창한 '정치개혁' 역시 같은 길을 걸을 소지가 있는 셈이다. 또 차기 국무총리가 높은 도덕성을 갖추고 있어야 이 같은 개혁 드라이브를 강하게 걸 수 있다. 이 때문에 청와대도 ▲ 정치·사회 개혁 ▲ 인사청문회 통과 등을 후임 총리 인선의 최우선 기준으로 삼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법조인+고위공직자' 출신 인사가 최우선 적임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