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링 타망의 가족과 다딩의 아이들치링 타망의 부탁으로 그의 가족이 사는 다딩에 갔을 때다. 사진 아래는 그의 동생 부부와 어린 조카들 그리고 치링의 아내와 써친 타망이다.
김형효
그런 그와 내가 만난 것은 수원에 한 네팔상점에서다. 그와 나는 나의 시골집에 함께 가 머물기도 했지만, 몇 년 동안은 소식이 끊기기도 했다. 그러다 페이스북을 통해 다시 만나게 됐다. 그 뒤에 내가 네팔에 카트만두에 가서 네팔인 아내와 결혼해 살게 됐을 때, 그는 내게 자신의 가족이 있는 곳에 한 번 가줄 것을 부탁했다.
나는 조금의 거리낌도 없이 그의 집을 찾아갔다. 그의 집이 있는 다딩은 카트만두에서 약 1시간 30분 거리다. 막 짓고 있는 집, 1층은 이미 완성됐고 2층은 모든 구조물이 들어선 채 내부공사만 마치면 됐다. 그의 아내와 아들, 그리고 이웃해 살고 있던 그의 아우와 아우의 가족은 매우 단란해 보였다. 치링 타망의 아우는 인근 군부대에서 직업군인으로 복무하고 있었고, 네 자녀를 두고 있었다.
나는 치링 타망의 아들과 부인, 그리고 아우 가족을 모두 만나서 인사를 전하고 가족사진을 찍었다. 나는 그때 내가 쓴 네팔 어린이를 위한 동화책을 가지고 갔다. 치링 타망을 대신해서 내가 그의 아들 써친에게 인사를 전한 것은 7년 만이었다. 이후 나는 가족처럼 그의 집을 오가며 지냈다. 치링 타망의 아우도 가끔 집에서 만든 네팔 전통주 '럭시'를 들고 딸과 아들을 데리고 카트만두에 있는 우리 집을 찾곤 했다.
그 뒤 한국으로 돌아온 나는 지난해 8월 수원에서 치링 타망을 만나 함께 수원 화성을 구경했다. 그때 그는 곧 네팔로 돌아가 가족과 함께 살겠다는 뜻을 전했고, 그에게 한국의 역사와 문화를 조금이라도 더 알고 가라고 당부하기 위해 함께 수원 화성을 찾은 것이다. 그 뒤 네팔로 귀국한 그는 가끔 아내와 아들의 사진을 페이스북에 올리며 행복한 일상을 사는 가장의 모습을 보여줬다.
간절한 기도가 된 "평범한 일상으로의 복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