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집트 법원, 무르시 전 대통령에 사형 선고

탈옥 혐의로 기소... "이집트 군부의 민주화 탄압" 비난

등록 2015.05.17 08:57수정 2015.05.17 10: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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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무함마드 무르시 전 이집트 대통령의 사형 선고를 보도하는 BBC 뉴스 갈무리.
무함마드 무르시 전 이집트 대통령의 사형 선고를 보도하는 BBC 뉴스 갈무리.BBC

군부 쿠데타로 축출된 무함마드 무르시 전 이집트 대통령이 사형 선고를 받았다.

AP, BBC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지난 16일(현지시각) 이집트 법원은 탈옥 혐의로 구속 기소된 무르시 전 대통령에게 사형을 선고했다. 이와 함께 무르시의 정치적 기반인 무슬림형제단의 지도자 카이라트 엘샤테르를 비롯한 105명에게도 사형을 선고했다.

무르시 전 대통령은 지난 2011년 이집트의 민주화 혁명 '아랍의 봄'을 틈타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의 도움을 받아 교도소를 탈옥하고 경찰을 공격한 혐의로 기소된 바 있다.

무르시 전 대통령은 반정부 시위를 벌인 시민들이 직접 교도소 문을 열어줬다며 탈옥이 아니라고 항의했다. 또한 하마스, 헤즈볼라 등 외부 세력의 개입은 없었다고 주장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실각 후 사형 선고... '아랍의 봄' 막 내리나

무르시는 민주화 혁명으로 호스니 무바라크의 독재 정권이 퇴진한 이후 2012년 이집트 최초의 민주적 대선에서 승리하며 대통령에 올랐다. 그러나 이듬해 압델 파타 엘시시 현 대통령이 이끈 군부 쿠데타로 1년 만에 실각했다.

정권을 잡은 이집트 군부는 무르시 전 대통령을 2012년 12월 카이로 대통령궁 앞에서 발생한 무슬림형제단과 반대 세력의 무력 충돌로 3명이 사망한 사건을 교사했다는 혐의로 기소해 20년형을 선고한 바 있다.


또한 군부 집권 후 지금까지 무슬림형제단 수백 명이 집단 사형을 선고받기도 했다. 이집트 법원이 이날 무르시 전 대통령과 지지자 105명에게도 사형을 선고하며 군부의 탄압이 절정에 달했다는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이날 재판이 열린 카이로 경찰학교 앞에는 무슬림형제단을 비롯한 무르시 전 대통령의 지지자들이 모여 "군사 쿠데타 세력은 물러나라"고 외치며 사형 선고에 강하게 반발했다.


무슬림형제단은 성명을 통해 "군부가 사형 제도를 정치적 반대 세력을 제거하기 위한 도구로 사용하고 있다"며 "국제 사회가 나서 사형 선고를 막아주기를 바란다"고 촉구했다.

법원의 사형 선고는 이집트 최고 종교지도자의 최종 결정을 받게 되며, 무르시 전 대통령은 항소할 수 있다.
#이집트 #무함마드 무르시 #쿠데타 #사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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