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찻집 '자명(紫明)' 앞 그네를 타고 찍은 기념사진전통찻집 자명(紫明)에서 대추차를 마신 뒤 나오면서 잔디밭 그네를 타고 기념사진을 찍었다(좌로부터 조양남 목사, 조동환 장로, 이명재 목사)
이명재
전통찻집 자명은 대추차 전문이다. 이것 한 잔 마시면 여러 가지 차들이 곁들여 나온다. 값도 저렴하고 주인장의 인정이 찻집에 넘쳐난다. 대추차 등속을 마시면서 저녁 식사 들어갈 곳이 있는지 걱정들을 했다. 저녁은 호박 칼국수로 가기로 의기투합했다. 나는 황간 올갱이를 생각하고 있었지만 조 목사님이 시간 여유가 그렇게 많지 않은 것 같았다. 찻값과 칼국수 값은 오롯이 조 장로님이 부담했다. 장로님의 승용차로 시작해서 찻값과 칼국수 값까지 완불했으니 이런 섬김을 온전한 섬김이라고 할 수 있지 않을까. 오늘은 스승의 날, 우리의 멘토이신 조 장로님을 내가 모시고 대접해야 하는데 거꾸로 일이 진행되어 버렸다. 주객전도이다. 조 장로님은 나와 조 목사님을 가리켜 영적 스승이라며 너털웃음을 짓는다. 마음에 여유가 있는 분이다.
이래서 오늘은 몇 가지 일로 나에게 주객전도의 날이 되고 말았다. 환자인 아내에게 오히려 보호를 받은 나는 주객전도의 사람이었다. 병원비 아끼려고 개인병원을 찾아가다가 버스와 충돌하여 내가 가해자 신세가 된 것도 주객이 전도된 것 중 하나이다. 또 조동환 장로님을 내가 대접해야 할 스승의 날인데 도리어 조 장로님으로부터 풍성한 대접을 받은 것도 주객전도 현상에 속할 것이다. 이렇게 보면 여러 모양으로 주와 객이 바뀐 날이 되어버린 것이다. 이런 날이 너무 자주 있으면 안 될 터. 함께 한 분들께 이 지면을 빌려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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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도 향기 그윽한 김천 외곽 봉산면에서 농촌 목회를 하고 있습니다. 세상과 분리된 교회가 아닌 아웃과 아픔 기쁨을 함께 하는 목회를 하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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