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이 제작한 코스모스호를 타고 항해 중인 이효웅씨. 서해안에서 동해안까지의 1800킬로미터를 28일간 일주하기도 했다.
이효웅
백령도 인근으로 항해할 때는 해경으로부터 "북한 경비정이 내려오고 있으니 빨리 피하라!"는 무전을 듣기도 했다. 동해안을 항해할 때는 GPS가 고장나 북방한계선 인근까지 항해하다 수상한 선박으로 오인한 군경이 출동하기도 했다.
"아니! 135톤이나 되는 코리아나호도 이렇게 흔들리는데 그렇게 조그만 배로 항해하는 게 겁나지 않았어요?""어릴 적 꿈이 동해바다 정복이었고, 고등학교 때는 마도로스가 꿈이었으니까요."배를 건조한 경험이 없는 그는 조선소 옆에서 어깨 너머로 배우고 기술자들에게 술도 사주며 코스모스 해양탐사선을 1년 만에 완성했다. 그가 배에 관해 문외한인 나에게 구체적인 과정을 설명해줬다. 설계-목형제작-몰드제작-FRP선 완성. 1년 만에 미완성 상태로 운항하면서 부족한 부분을 보완해 3년 만에 최종적으로 완성했다.
집념이 대단했다. 배우지도 않았는데 배를 직접 제작하다니. 남이 하는 일을 그대로 따라서 하는 걸 싫어한다는 그. "내 신념은 모방이 아닌 창조였어요"라고 말한 그에게 "창조가 어렵지 않나요?"고 묻자, 그는 "원리를 연구해 다른 각도로 생각하면 새로운 아이디어가 떠올라요. 그게 바로 창조죠"라고 말했다. 이씨에게 인생관에 대해 물었다.
"교사가 열심히 노력해 승진도 해야지, 보트만 타고 다녔어요?""저는 승진에는 관심이 없었어요. 내가 좋아하는 일을 하고 싶었어요. 오해도 받고 욕 먹은 적도 있어요. 하지만 내 꿈을 이뤘다는 자신감에 보람을 느낍니다. 남들은 퇴직하면 제2의 인생을 산다는데, 나는 제3의 인생을 삽니다."
요즘은 카약을 타고 남해안, 동해안을 돌고 서귀포와 마라도 투어를 한다. "맨날 바다에 미쳐 사는 남편을 보고 사모님이 엄청 반대했을 텐데요" 하고 묻자 "처음에는 싫어했지만 지금은 그냥 잘 갔다 오라며 열심히 기도해 줍니다"라며 웃는다.
"동호인들과 학생들에게 경험을 나누고 싶습니다"라는 그는 '꿈을 위하여!'라는 타이틀로 강의를 준비 중이다. 현재 동해시교육청 발명 강사로 활동 중인 그는 코리아나호에서도 탐구활동에 여념이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