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5·18민주묘지로 가는 길에 활짝 핀 이팝나무 꽃. 광주-담양 간 국도에서 묘지까지 3킬로미터에 걸쳐 이팝나무 가로수가 심어져 있다.
이돈삼
5월로 접어들면서 남도의 이팝나무가 새하얀 꽃을 피웠다. 이팝나무가 줄지어 선 거리는 밤새 하얀 눈이 내렸는가 싶은 착각이 들 정도다. 하이얀 꽃 덕분에 거리가 밝아진 느낌이다. 하늘빛마저도 환해진 것 같다. 꽃을 바라보는 행인들의 마음을 밝혀주고 발걸음도 가볍게 해준다.
이팝나무 꽃이 활짝 피면 '명물'이 된 남도의 이팝나무가 떠오른다. 전남 순천시 승주읍 평중리에 있는 이팝나무는 천연기념물(제36호)로 지정돼 있다. 순천시 황전면 평촌리의 나무는 전라남도 기념물(제184호)로 지정됐다. 모두 수령 400여 년 된 나무들이다.
고불총림 장성 백양사의 쌍계루 앞에 있는 이팝나무도 떠오른다. 해마다 가을이면 단풍과 어우러져 한껏 멋스러움을 뽐내던 그 나무다. 고려 공민왕 때 각진국사가 짚고 다니던 지팡이를 꽂아둔 것이라고 전해진다. 각진국사는 백양사를 중창하고 천연기념물이 된 비자나무 숲을 조성한 인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