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매산 정상 철죽진한 분홍색의 철죽이 끝없이 펼쳐져 있다.
강상오
경남 산청의 황매산에서 5월 1일부터 철쭉축제가 시작됐다. 평소 식물에 문외한인 나는 꽃에 별로 관심이 없었는데, 서른이 훌쩍 넘은 나이가 되니 꽃구경이 좋아진다. 양산 매화축제와 낙동강 유채꽃축제에 이어 꽃축제가 올들어 벌써 세 번째다. 꽃이 좋아진 이유 중 가장 큰 이유는 사진을 찍으면 예쁜 게 바로 꽃이기 때문이다.
34년 만에 난생 처음으로 '쏠캠(혼자 가는 캠핑)'을 떠나기로 마음먹고 경치 좋고 비용이 저렴한 국립공원 야영장을 예약했다. 이번주는 여행 활성화 기간으로 전국의 국립공원 야영장 이용료가 50% 할인된다. 예약은 국립공원관리공단 누리집에서 가능하다.
이번 여행은 2박 3일 일정으로, 첫날은 지리산 내원사 입구에 있는 내원야영장으로 예약했다. 내원사는 지리산 중에 경남 산청 쪽에 위치한 사찰이다. 산청으로 가는 길에 여행할 곳을 검색하다가 산청 황매산 철쭉축제 기간인 것을 알게 되었다.
황매산과 내원사는 차로 약 1시간 30분 거리다. 내가 살고 있는 김해에서 내원야영장까지가 2시간 거리고 김해에서 황매산까지도 1시간 30분 거리니, 같은 산청이라도 끝에서 끝인 셈이다. 그래도 이런 축제는 평일이 아닌 주말에 갔다간 사람들이 너무 많아 제대로 구경하지도 못하리라는 생각에, 평일에 꼭 가봐야겠다고 생각했다.
황매산은 차를 타고 정상까지 올라갈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등산을 좋아하지 않는 사람들도 쉽게 접근해서 정상능선을 따라 이어진 철쭉을 구경할 수 있다. 그래서 그런지 평일인데도 주차장엔 관광버스가 가득했고, 정상 주차장은 이미 만차라 주차를 하려면 한참을 기다려야 했다. 그래서 정상주차장보다 도보로 10분가량 아래쪽에 있는 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걸어서 올라갔다.
황매산은 정상에서부터 능선을 따라 철쭉나무가 많이 심어져 있다. 그렇기 때문에 철쭉이 만개하는 5월에는 산능성이가 모두 진분홍색으로 물든다. 철쭉꽃 사이사이로 꽃구경을 나온 사람들이 삼삼오오 모여서 사진을 찍고 있는 모습이 즐거워 보인다. 덕분에 나도 방긋이 미소를 띄어본다. 나처럼 혼자 오셨는지 아주머니 한 분이 사진을 찍어달라고 스마트폰을 내밀었다. 그러면서 쑥스러운 목소리로 이야기했다.
"셀카에는 한계가 있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