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남정치복원'이 야권의 대선 승리 이끈다

정균영 기자의 주장에 대한 반론

등록 2015.05.10 17:52수정 2015.05.10 17: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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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균영 기자의 글 <호남정치 복원론, 그것은 '대선 패배'다>에 많은 공감을 표한다. 다만 제목에서 드러난 것처럼 '호남정치복원론'이 2017년 대선의 패배를 가져 올 수밖에 없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동의할 수가 없다. 오히려 역설적으로 호남정치복원만이 대선승리를 가져올 수 있다고 필자는 믿는다.

정 기자는 '호남정치복원론'의 실체를 세 가지로 진단하고 있다. 첫째, '호남홀대론' 둘째, '호남정치 실종론' 셋째, '호남중심의 야권재편론'이 그것이다. 보기에 따라 매우 잘 정리한 '호남정치복원론'의 실체인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호남정치복원론' 실체의 중심을 어디에 두느냐가 매우 중요함에도 정 기자는 이를 간과하고 오직 정치인 위주의 사고를 그 판단의 중심에 두고 있다.

그러나 필자의 견해는 다르다. 즉 '호남정치복원론'의 실체는 일부 정치인의 기득권 중심의 관점이 아니라, 호남지역 주민들과 호남 출신의 출향인 그리고 호남인의 정신을 소중하게 간직한 국민들이 바라는 정치의 민주성과 개혁성 그리고 정의의 결합체다.

필자는 '호남정치복원론'의 실체를 단순히 호남지역을 중심으로 한 정치인들의 자기 세력 확장을 위한 도구가 아니라, '약무호남 시무국가'로 대변되는 호남인들의 애국 애족정신과 개혁적인 정치 그리고 정의 실현을 바라는 주권재민의 또 다른 표현이라고 주장한다. 우리 역사를 통해서 본 호남정신의 핵심은 불의에 대한 저항을 통한 애국충정의 실천이었다고 보기 때문이다.

그러나 작금의 정치현실은 어떠한가? 새정치연합의 모태는 누가 뭐라 해도 호남이요, 호남인들이다. 그런데도 새정치연합의 정치행태는 눈 뜨고 볼 수 없는 기득권에 눈이 먼 봉급생활자들의 활동과 다름없다. 이미 수권정당으로서의 모습은 찾아볼 수 없고 야성마저 사라져 버린 채 과거 전두환 군부독재시절의 민한당을 떠올리게 하는 새누리당의 들러리 야당으로 전락해 버린 참담한 현실과 패권적 정치행태에 대한 비판적 입장이 바로 '호남정치복원론'의 실체라고 볼 수 있다.

이런 관점에서 정 기자께서 지적한 일부 정치인 중심의 '호남정치복원론'의 실체는 유권자의 입장에서의 '호남정치복원론'의 실체와는 거리가 멀고, 더욱이 '호남정치복원론'이 야권의 총선 패배와 대선의 패배를 의미한다는 지적에 대하여 동의할 수가 없다. 다만 정 기자께서 '호남정치복원론'의 극복 방안으로 제시한 것은 어느 정도 타당성이 있어 보인다.

그러나 문재인 대표의 진퇴 문제와 관련 "당내 과도한 정치적 공격에 의한 문재인 대표의 정치적 낙마가 가져올 결과는 문재인 개인의 정치적 쇠퇴, 나아가 친노의 정치적 쇠퇴에 그치지 않는 문제로서 철저하게 새정치연합의 쇠퇴, 제1 야당의 쇠퇴와 연동될 수밖에 없으므로 당 밖의 일반 유권자로 있는 '플러스알파'의 동력을 무력화하여 새정치연합 스스로 부족한 2%가 아닌 도저히 극복할 수 없는 10%의 차이를 만들어 놓는 것이기 때문에 퇴진해서는 안 된다"는 주장에는 동의할 수가 없다.


그렇다면 정 기자께 묻고자 한다. 작년 지방선거와 7.30재보궐선거에서 패배했을 때 김한길, 안철수 두 공동대표의 사퇴를 요구했던 친노 그룹의 주장과 지난 4.29재보궐선거에서전패를 당한 문재인 대표에 대한 사퇴주장의 차이는 어떻게 다른가?

결국 문재인 대표가 사퇴하면 당 밖의 유권자가 지지를 철회할 것이기 때문에 사퇴해서는 안 된다는 논리로 보이는데 역설적으로 문재인 대표체제로 인한 호남유권자의 이탈은 별로 문제가 아니라는 얘기인지 궁금하다. 아울러 현재의 새정치연합으로 총선과 대선을 치른다고 가정할 때 과연 지금과 같은 의석수를 확보할 수 있을 것이며, 2017년 대선에서 승리할 수 있다고 보는가? 


필자의 견해는 현 문재인 대표 체제의 새정치연합의 지도부와 정치행태로는 다가오는 총선과 대선의 필패는 불을 보듯 훤하다. 왜냐하면 현재와 같은 새정치연합으로 선거를 치른다면 호남정신으로 무장한 유권자들이 다음 총선과 대선에서도 새정치연합이 필요할 때만 칭송의 의미로 써먹는 '전략적 투표'를 할 것이라는 기대는 이미 사라졌다고 보기 때문이다. 이를 증명한 것이 2010년 수도권에서의 지방선거와 이번 관악을과 광주 서구을의 선거 결과라고 할 것이다.

정 기자께서 통계를 통하여 지적한 것처럼 호남 중심의 야권으로는 선거에서 이길 수도 없다는 것은 자명한 이치다. 그렇다면 영남중심의 야권으로는 선거에서 이길 수 있다고 보는가? 정 기자께서 지적한 "호남 중심의 당 구조를 탈피해 통합을 이룬 결과 16, 17, 19대 총선에서는 수도권에서 압승이었다. 그리고 이러한 결과는 단순 통합이 아닌 영남 정치세력 내지는 친노 그룹과의 통합이 이뤄졌을 때 수도권 선거에서 최대치의 시너지를 창출했음"을 보여주었기 때문이다.   

그렇다. 바로 이 점 때문에 '호남정치복원론'이 등장했다고 본다. 여기서 역설적인 주장을 펼칠 수밖에 없는 이유가 문재인 중심의 친노패권 세력에 대한 반발로 호남유권자의 이탈이 진행된다면 더 큰 패배를 가져올 수도 있음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는 점이다. 따라서 정 기자께서 정치공학적이라고 지적한 '호남정치복원론'은 오히려 새정치연합의 전략적 선택의 일환으로 수용되어야 할 가치라고 본다.

따라서 현재의 새정치연합의 생성 과정을 면밀히 분석해 볼 필요가 있다. 현재의 새정치민주연합은 지난 총선 전 '빅 텐트론'에 힘입어 문성근 전 대표를 중심으로 급조한 '시민통합당'과 기존의 '민주당'과의 합당으로 '친노패권' 세력이 중심이 된 민주통합당이 대선 이후 작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안철수의 새정치연합과의 합당으로 등장했지만 그 중심엔 친노세력이 자리하고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더구나 지난 총선과 대선을 비롯한 각 종 선거에서 계속하여 패할 수밖에 없었던 이유 중의 하나가 바로 '빅 텐트론'에 의해서 제도권으로 진입한 '친노'를 중심으로 한 세력들이 공직후보자 공천과정에 정당의 당원보다 일반 유권자들 특히 모바일 투표에 익숙한 세력이 조직적으로 참여가 가능하도록 한 경선제도가 한 몫 했음은 이미 드러난 바와 같다. 

결국 작금의 '호남정치복원론'은 정 기자께서 우려하는 것처럼 특정 정치인들이 자신들의  기득권 도모를 위한 방편으로 제기된 호남지역을 매개로 한 정치공학적인 수사가 아니라, 제1야당이 정치력을 발휘하고 야성을 되찾아 수권정당으로의 환골탈태를 바라는 호남민중들의 정신이 내재된 민주성과 개혁성 그리고 정의를 실천하라는 준엄한 명령의 한 형태라고 할 수 있다.

따라서 정당정치에서 선거라는 정치행위를 통해서 드러난 유권자의 심판은 누구도 외면할 수 없는 국민주권주의에 의한 책임성을 요구하는 것이라는 점에서 이번 4.29 재보궐선거에서 지려고 해도 질 수 없는 선거에서 참패한 문재인 대표는 사퇴를 포함한 정치적 책임을 져야 한다고 본다. 진정으로 책임지는 모습을 보였을 때 또 다른 국민들의 지지를 통해 새롭게 거듭날 수 있기 때문이다.

일부에서 그럼 누가 당을 대표할 것인가 걱정을 하지만 과거 70년대 3김정치가 태동할 당시 쟁쟁한 민주당의 원로들조차도 '구상유취'라며 그들의 정치행태를 비판하였지만, 두 김씨는 대통령의 자리에 올랐다는 사실을 기억한다면 여전히 새정치연합 내에는 훌륭한 재원이 넘쳐나고 있고 외부에서도 문재인 대표를 능가하는 인물들이 수없이 많다는 점을 인식한다면 결코 문재인 대표의 사퇴가 문제될 것이 없다고 본다. 

정치인은 진퇴가 분명해야 한다고 했다. 문재인 대표께서 대표직에 연연하는 이유 중의 하나가 사실 여부를 떠나서 내년 총선에서의 공천 때문이라고 이구동성으로 얘기한다. 이어서 공천권을 중심으로 자파 세력의 확대를 통해 대선 후보를 거머쥐겠다는 것이 일반 국민의 생각이다. 그럼에도 이를 간과하고 자리에 연연하는 이유는 결국 정권교체보다는 당권장악이 우선이라고 여기기 때문이 아닌가.
덧붙이는 글 다음 아고라와 개인 블로그에 게재합니다.
#호남정치복원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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