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0년대 남동생과 찍은 사진어릴 때 사진 찍는 것을 좋아하지 않아 옛날 사진이 많지 않습니다. 위의 사진은 경남 진해에서 지금은 인도에 살고 있는 남동생과 찍은 사진입니다.
김승한
얼마 전 <오마이뉴스>에서 '자녀 교육의 알파와 오메가'라는 주제의 특강을 보았습니다. '자녀 교육을 어떻게 할 것인가'에 대한 특강이었습니다. 참석자의 질의와 강사의 문답으로 진행된 이 강의의 주된 내용은 바로 이겁니다.
'자녀 교육은 따로 필요가 없다. 부모가 잘 살면 자녀도 잘 산다.' 부부 관계가 좋은 부모 아래서 자란 아이들은 정서적으로 안정돼 있습니다. 이런 아이들은 학교에서 잘못 가르치더라도 문제가 되지 않습니다. 문제가 있는 아이 집에는 문제가 있는 부모가 있습니다. 아이가 자라서 자신의 선택이 필요한 시점에 부모님의 조언이 더해져 스스로 어떤 결정을 내리더라도 책임감을 갖고 임할 수 있습니다.
확신을 가지고 말하는 강사의 모습에서 40년 동안 교육 현장에서 깨달은 노하우가 묻어납니다. 그렇게 볼 때 제가 지금 연재 중인 기사 <입양 밖에서 보기, 안에서 보기>의 방향은 정해졌다는 생각이 듭니다.
처음 1편에서는 영화 <허삼관>을 주제로 가족이란 무언가에 대해 이야기했습니다(
관련 기사 : '핏줄'이 이어져야만 '가족'일까요?). 가족은 혈연뿐 아니라 입양, 재혼, 및 기타 관계로 이뤄지며 대개 한 집에서 생활을 합니다. 하지만 그 구성원 안에서 좋은 일만 생기는 것은 아닙니다. 살다 보면 어느 순간 부딪히며 감정 싸움도 생기죠. 자녀의 진로나 직장, 이웃과의 관계에서도 다툼이 생길 수 있습니다. 이런 문제는 모든 형태의 가정에서 일어납니다.
2편과 3편에서는 입양했던 막내 여동생이 다시 보육원으로 가는 사건, 이후 가정의 심각한 불화로 가출을 감행한 우리 형제들의 이야기를 다뤘습니다(
관련 기사 : "업둥이 잘못 들여서 엄마가..." /
관련 기사 : 파양된 여동생... 30년 지났지만, 악몽에 시달리다) 저는 3편까지 연재한 후, 이 특강을 봤을 때 딱 중요한 한 가지가 떠올랐습니다. 부모가 중심을 잡아줘야 한다는 겁니다. 내 핏줄이 섞인 자식이든, 입양한 자식이든, 재혼으로 결합한 배우자의 자녀든 간에 말입니다.
부부는 자녀에게 신뢰를 바탕으로 서로 배려하는 모습을 보여줘야 합니다. 부부간의 문제는 '칼로 물 베기'일 수 있지만 자녀에게는 상처가 됩니다. 부부가 이혼이라는 극단적인 선택을 하더라도 그들에겐 잠깐의 악몽일 수 있지만, 자녀에게는 씻을 수 없는 아픔을 남깁니다. 이 아픔은 꺼지지 않는 불씨처럼 후에 사회 생활과 결혼 생활을 이어가는 데 나쁜 영향을 줍니다. 어떤 형태의 가정을 가지고 있느냐가 중요하지 않습니다.
입양과 재혼으로 만들어진 우리 가정이 해체된 지 20년이 지났지만, 우리 형제들은 아직도 끔찍한 과거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습니다. 순간 순간 노여움이 솟아오릅니다. 이 생채기는 아마 생이 다할 때까지 아물지 않을 것입니다. 다만, 기억 저 편에 밀어 넣고 굳이 꺼내려 하지 않지만 가끔 무의식 중에 나를 분노케하는 때가 있습니다. 이럴 때 가족은 커다란 힘이 됩니다. 가족은 우리가 치유해야 할 곳이기도 하지만 치유받는 쉼터이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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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음악, 종교학 쪽에 관심이 많은 그저그런 사람입니다.
'인간은 악한 모습 그대로 선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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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빠가 다"... 임신한 막내 여동생, 뭐든 해주고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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